KG그룹이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자금력 있는 인수자를 맞이한 쌍용차는 반등 기회를 확보했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지 6월 28일자 14면 참조
28일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지 1년 6개월 만의 일이다. KG그룹은 인수대금으로 3355억 원을, 인수 후 운영자금으로 5645억 원을 제시하는 등 총 1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다.
막판까지 KG그룹과 경쟁한 쌍방울그룹은 이보다 높은 3800억 원의 인수대금과 7500억 원의 운영자금을 써냈지만 자금 조달 방안과 관련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해 탈락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7월 내로 법원에 제출하고 채권자와 주주의 동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를 8월 말 또는 9월 초에 개최할 예정이다. KG그룹이 인수 금액을 기존보다 높였고 현금 변제율도 크게 할 것으로 전망돼 채권단 설득이 훨씬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운영자금을 수혈받으며 한숨을 돌린 쌍용차가 회생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새로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가 흥행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00만 원대로 출시될 토레스(사진)는 사전 계약에서 2만 5000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거둔 상태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타사보다 늦은 전동화 전환에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쌍용차가 지난해 선보인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은 배터리 수급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해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선보이는 작업이 급선무다. 협력적인 노사 관계 역시 중요하다. 인수자가 고용 승계를 약속했지만 향후 임금이나 고용 체계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회생채권 등 갚아야 할 채무가 1조 5000억 원에 달하고 매년 3000억 원 이상의 운영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 역시 위험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