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51세·사진) 우리은행 투자금융본부장이 그룹 인수합병(M&A) 총괄로 이동한다. 20년 가까이 우리은행의 투자은행(IB)사업을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우리금융지주(316140)가 보험사, 증권사 등을 인수해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우리은행 하반기 인사에서 지주 사업지원본부장으로 이동한다. 위로는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사장, 아래에는 양기현 사업포트폴리오부 부장과 우리금융 성장을 위한 M&A 의사결정 라인을 구축한다.
김 본부장은 1971년 생으로 1996년 한일은행(현 우리은행)에 입행해 27년 째 우리금융맨이다. 그는 은행이 M&A과정에서 피인수기업 주식을 담보로 대출하는 인수금융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국내에 IB가 생소했던 2004년부터 은행 IB사업단에 합류했고 2013년 투자금융부 M&A팀장, 2017년 투자금융부장, 2021년 투자금융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재직 기간 다수의 M&A 거래 성사에 기여했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와 베어링PEA의 라파즈한라시멘트 인수 때 34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단독으로 주선했다. MBK파트너스의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인수 과정에선 6600억 원 규모 인수금융을 공동 주선했고, 뒤이어 MBK파트너스가 ING생명보험 1조 원 규모 자본재조정(리파이낸싱)에 공동주선사로 참여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버거킹코리아 인수 때 800억 원 인수금융 공동주선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I일하면서 한 기업에 여러번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등 기업을 가장 잘 아는 IB맨으로 통했다.
그룹 차원의 M&A에서도 키맨으로 활약했다.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동양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 ABL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인수가 그의 손을 거쳤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고 종합 금융그룹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주요 의사결정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 셈이다. 추후 보험사와 증권사 인수라는 큰 과제가 남은 우리금융그룹의 M&A 전략을 총괄할 적임자라는 평이다.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을 인수하고, JC파트너스의 MG손해보험 인수 때 출자자로 참여한 것도 김 본부장 주도로 이뤄졌다. 그가 M&A 주도권을 쥐게 된 만큼 올해 본격화된 롯데카드와 MG손보 매각에서 우리금융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4대 금융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IB사업에서 투자 기회 발굴이나 자금 조성 등에서 불리한 위치이지만 김 본부장이 오랜 경험에서 다진 실력으로 대형 거래를 뚫어왔다”면서 “보수적이라고 평가 받는 우리금융의 M&A 행보에 변화를 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