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선 서울시장’ 자리에 오른 오세훈 시장이 민선 8기 임기 첫날인 1일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온라인으로 발표한 취임사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의 모든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며 취약 계층을 위한 복지 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 시장의 이러한 복지 정책 기조에 대해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한 취임식 이후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주거 환경을 살피고 주민들을 만났다. 이어 노숙인, 쪽방 주민을 위한 3대 지원 방안으로 쪽방촌 주변 ‘동행식당’ 지정·운영, 노숙인 시설 공공 급식 횟수 확대 및 급식 단가 인상, 에어컨 설치 등 폭염에 대비한 생활환경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오 시장은 쪽방촌 주민들이 식권을 내면 식사할 수 있는 동행식당을 8월 1일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쪽방촌 인근의 민간 식당을 대상으로 신청받아 동행식당으로 지정하면 주민들은 ‘쪽방상담소’에서 하루 한 끼 8000원 상당의 식권을 받아 동행식당에서 식사하는 방식이다. 식비 등 관련 예산은 서울시가 시비로 지원한다.
오 시장은 “쪽방 주민들의 월평균 소득이 약 79만 원이고 이 중 식료품 지출 비중이 약 50%일 정도로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동행식당이 운영되면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계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되고 식당 매출 증대에도 기여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사업설명회 등 사전 절차를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서울역·영등포·남대문·돈의동·창신동 등 5개 쪽방촌에 10곳씩 총 50곳을 동행식당으로 지정해 약 2500명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8월부터 노숙인 시설에서 제공하는 공공 급식을 1일 1식(석식)에서 1일 2식(중·석식)으로 확대해 공공 급식 분담률을 65%에서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단가는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일괄 인상한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지난 임기에 이어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인 만큼 좌고우면하지 않고 모든 정책 수단을 구사해 신규 주택을 최대한 공급하겠다”면서 “신속 통합 기획을 적용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 노후 저층 주거 지역을 묶는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인 모아주택과 모아타운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