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 사진 제공=고대구로병원고대구로병원은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single-port system)를 이용한 흉부종양 수술 사례’를 보고했다고 5일 밝혔다.
2018년 도입된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는 이미 다양한 수술에 적용되고 있지만, 흉부 수술에는 적용되지 못했다. 늑골(갈비뼈)로 인해 접근성이 낮은 데다 로봇팔 움직임에 제약이 있었던 탓이다. 김 교수팀은 2020년 흉부외과 영역에서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를 사용한 초기 임상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연구에서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가 흉부 수술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국내 의료진이 흉부외과 로봇수술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며 또다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김 교수팀이 2020년 8월부터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만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진행한 17건의 흉부종양 수술 사례는 국제학술지인 ‘흉부 질병 학회지(Journal of Thoracic Disease)’ 6월호에 실렸다. 논문에서 분석한 17명의 흉부종양 수술 사례는 흉선종 환자가 주를 이뤘다. 수술 부위 접근방법은 흉골 하부, 늑골 하부, 늑골 사이 중 병변 위치나 크기, 접근용이성 등을 고려해 선별 적용됐고, 모든 수술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만을 이용해 진행됐다.
연구팀이 구형 로봇수술기 모델을 이용한 흉부종양 수술과 비교해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소요시간은 평균 120분이었다. 수술 후 흉관은 평균 1일 만에 제거가 가능했고, 입원기간은 평균 3일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환자에서 예측 불가능한 특별한 후유증은 없었다.
김현구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는 기존 모델에 비해 관절의 움직임이 자유롭고, 1개의 내시경과 3개의 팔이 있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며 “그 결과 환자의 회복이 빨랐고, 흉관 삽입 기간과 입원 기간이 짧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 분석을 통해 단일공 전용 로봇수술기를 이용한 흉부 수술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설명이다.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수술에 단일공 전용 로봇수술기를 적용해 분석했지만, 고난이도 수술에 적용한다면 단일공 전용 로봇수술의 이점이 더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분석을 통해 확인한 몇 가지 한계점 등을 보완해 향후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앞서 지난 2018년 ‘로봇을 이용한 단일공 흉부종양 절제술 사례’를 미국흉부외과학회지(Annals of thoracic surgery)에 세계 최초로 보고한 바 있다. 당시 통상 3~4개의 구멍을 이용해 진행되던 흉부외과 분야 로봇수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복부 접근 로봇 단일공 흉선 절제술 사례’를 유럽흉부외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에 보고하는 등 흉부외과 로봇수술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전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