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지수가 2% 넘게 밀리며 1년 8개월 만에 종가 기준 2300선이 무너졌다. 이날 경기 민감주인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정유·조선주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77포인트(2.13%) 내린 2292.01에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300선을 밑돈 것은 1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2290.33까지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하락 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 3151억 원, 6231억 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8972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으나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환율 급등도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원 오른 1306원 3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개장 직후 1311원까지 오르며 2009년 7월 13일(고가 기준 1315원)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연고점도 넘어섰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경기 동향에 민감한 금융주의 하락 폭도 커졌다. 우리금융지주(316140)가 5.04% 하락한 1만 1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같은 ‘4대 지주’로 묶이는 신한지주(055550)(4.96%), 하나금융지주(086790)(3.59%), KB금융(105560)(3.49%) 등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출이 줄면서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은행들의 자산 수익률과 외형 성장의 둔화가 동반될 것”이라며 “이자이익의 분기 증가율이 1%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국제 유가가 8% 이상 하락하자 정유주도 추락했다. 이날 S-Oil(01095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은 각 9.31%, 5.26% 하락했다. GS(078930)칼텍스를 보유하고 있어 같은 정유주로 묶이는 GS 역시 6.11% 급락했다. 간밤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8.24% 하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5월 10일(99.7달러)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최근 씨티그룹이 올해 하반기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하는 등 당분간 정유주 전망이 어두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 상승 수혜주로 꼽히는 조선주 역시 추락했다. 현대미포조선(010620)이 전일 대비 10.44% 급락한 7만 81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042660)(9.46%), 한국조선해양(009540)(8.57%) 등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통적으로 국제 유가 하락은 조선 섹터에 악재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가 오를수록 원유를 캐내는 데 사용되는 강관 및 해양 플랜트에 대한 발주가 늘어나는데 유가가 하락하면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