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 진짜 필요한 것은 '5G 요금 인하'


10GB 1400원. 현재 통신 3사 5세대(5G) 이동통신 최저·최고 요금제 간 가격 차이를 데이터 단위로 환산한 결과다. 11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논의하는 5G 중간요금제의 가격도 이에 준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0GB·110GB 요금제가 각각 월 5만 5000원, 6만 9000원이니 30GB 요금제는 월 5만 7800원이 되는 셈이다.







생각해볼수록 ‘산수’가 이상하다. 월 5만 5000원인 5G 최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10GB라고 했다. 기본료가 있을테고 기본 제공량을 소진해도 1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 제한으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지만 10GB당 1400원과 5만 5000원의 격차는 생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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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5G 10GB의 가치는 1400원에 가까울 것이다. 100GB에 1만 4000원 차이를 두는 통신 3사의 현 요금제가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통신 3사는 회선 등록과 유지를 위한 기본료와 3G보다 느린 1Mbps 속도의 무제한 데이터, 멤버십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5만 3600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은 5G를 사용하는 대가로 월 5만 원 이상을 내고 있다.

5G는 알뜰폰에서조차 비싸다. 10~12GB 5G 알뜰폰 요금제는 모두 3만 4900원 이상이다. 할인율은 30%대로 60% 이상 할인을 제공하는 LTE와 격차가 크다. 이는 통신 3사가 5G 데이터 ‘도매대가’를 높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알뜰폰 운영사가 사오는 5G 데이터 가격이 비싸니 요금도 비쌀 수밖에 없다.

새 기술과 서비스가 더 비싼 요금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5G는 상용화된 지 3년이 지났다. 이동통신 가입자 절반이 5G를 사용하고 저가형 스마트폰도 5G를 지원한다. 초기 투자도 마무리 단계다. 통신 3사 설비 투자액은 2019년 5G 상용화 첫해 이후 매년 줄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통신 3사의 총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4조 원을 넘어섰다. 뒤늦은 중간요금제 논의에 냉소가 핀다. 지금까지 중간요금제가 부재한 것이 기형적인 탓이다. 지금 논의해야 할 것은 5G 중간요금제가 아닌 ‘요금 인하’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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