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저축은행업권에 과도한 자산 확대를 자제해줄 것을 주문했다. 복합 위기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권에 건전성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또 여신전문금융회사에 이어 부동산 대출 위험도 지적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및 다중 채무자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8일 서울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건전성을 훼손할 정도로 과도하게 자산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경영 계획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의 경우 저축은행은 2020년 말 14.2%에서 올해 3월 말 13.1%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총자산이 연평균 20%나 급증한 탓이다. 이 원장은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CEO들이) 자산 증가 속도를 낮추거나 필요한 경우 마이너스성장을 감수하면서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PF 대출 및 다중 채무자에 대한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PF 대출은 PF 사업장의 공사 중단·지연 가능성에 대비하고 현장 실사 등 점검 주기 단축, 공정률·분양률 등을 반영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며 “금감원도 전체 저축은행 PF 대출을 대상으로 대손충당금이 적정하게 적립되고 있는지 중점 점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권에 예대금리 차(예금 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공시 제도를 도입한 것과 같이 저축은행에도 제도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이 원장은 “최근 진행 중인 예대마진 공시 제도 등은 효율적이고 경쟁적인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제도라는 방향에 대해서는 저축은행 CEO들과 공감대가 있었다”며 “저축은행업권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사 횡령 사고로 CEO와 임원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다를 수 있어 일률적으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성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