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년만의 농활…"경쟁률 10대 1에 면접까지"

대학 농촌봉사활동 속속 재개

'코로나 학번' 단체활동에 기대감

과거보다 참여인원 늘고 적극적

일손부족 시달린 농민들 대환영

이화여대 학생들이 6월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서 농촌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이화여대 학생자치단체 라이트나우이화여대 학생들이 6월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서 농촌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이화여대 학생자치단체 라이트나우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대학생이 되면 꼭 농활을 가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3학년이 돼서야 갔네요. 몸은 힘들었지만 정말 보람차고 재미있었습니다.”(성균관대 재학생 이 모 씨)



대학 여름방학을 맞이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농촌 봉사 활동 프로그램이 3년 만에 속속 재개되고 있다. 그간 학교에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즐기지 못한 ‘코로나 학번’ 학생들은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 농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대학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다.

8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지역 대학 10곳 중 5곳이 학생회를 중심으로 농활 프로그램 추진을 확정했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이미 농활을 다녀왔고 중앙대 등은 가을 농활을 10월 중 진행할 예정이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단체 활동을 두고 학생들의 반응은 예년보다 훨씬 뜨거웠다. 성균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에 10팀~12팀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었는데 학생들이 100팀 정도 지원해 경쟁률만 10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많았다”며 “일부 학생은 농활을 구시대적 유물로 보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열정적인 참여 덕분에 이번에 210명 정도가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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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사이에서도 “면접까지 보면서 가게 될 줄은 몰랐다” “힘들기는 하겠지만 농사일을 도우며 보람도 느끼고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농활에 참가했던 박 모(26) 씨는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농활에 참가할 때 경쟁률을 고민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다들 단체 활동을 해보지 못해 관심이 크게 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이민지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12일까지 133명의 학생들이 충남 논산시 농가에서 모판을 닦는 등의 작업을 할 예정인데 학생들의 반응이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참여하는 인원도 확실히 많아졌다”며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단체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 내 동아리를 통해 농활을 다녀왔다는 이화여대 학생 장 모 씨는 “농사일이 처음이어서 처음 작업할 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며 “외국인 노동자가 줄어 일손이 부족한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사실이 기뻤다”고 말했다.

돌아오는 농활이 반가운 것은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일손 부족에 시달렸던 농민들은 학생들을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축산업은 물론 시설 채소업까지 농촌 전반에 일손 부족이 심각한데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렵다”며 “양파나 마늘 같이 수확 시기에 갑자기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는 하루 7만~8만 원 하던 인건비가 20만 원까지 치솟는데 대학생들이 농활을 와서 뒷정리 등을 도와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학가 전반에 농활 열풍이 불면서 아직 농활 프로그램 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대학들도 농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농활을 문의하는 학우들이 최근에 크게 늘어 일단 하계 농활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학생들이 6월 경북 상주시의 한 농촌마을에서 농촌 봉사 활동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성균관대성균관대 학생들이 6월 경북 상주시의 한 농촌마을에서 농촌 봉사 활동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성균관대


김남명 기자·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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