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습 사망이 보수표의 결집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중간평가' 성격인 이번 선거에서 신임을 확인했고, 앞으로 3년간 대규모 선거가 없는 '황금의 3년'을 맞게 돼 기시다 정권이 장기 집권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개표 상황과 출구 조사, 판세 취재 등을 근거로 정당별 확보 의석을 중간 집계한 결과, 11일 오전 1시 현재 이번에 새로 뽑는 125석 가운데 여당이 73석(자민당 61석, 연립여당인 공명당 12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임기가 3년 남아 있어 이번에 선거 대상이 아닌 여당 의석(70석, 자민당 56석, 공명당 14석)을 합하면 이미 143석을 확보해 참의원 전체 의석의 과반(125석 이상)을 달성했다. 또 이미 기존 여당 의석수(139석, 자민당 111석, 공명당 28석)보다 4석을 늘린 상황이다. 13석이 남은 가운데 개표가 진행될수록 의석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간판으로 압승을 이끌어냄에 따라 당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자민당은 작년 10월 31일 실시된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 단독 절반을 훌쩍 넘어 '절대안정다수' 기준선인 261석을 확보했다. 절대안정다수는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독점하면서 위원도 과반을 차지하는 의석으로 예상을 뛰어선 압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선 투표일 이틀 전인 8일 아베 전 총리가 지원 유세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사건이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일본 민영방송 TV도쿄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프로그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 사건으로 투표처를 자민당으로 바꿨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13%가 바꿨다면 아베 전 총리의 마지막 목소리가 국민 여러분께 확실히 전달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