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금·원유·전기동 등이 지난주 3%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곡물 값은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전환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8월물은 온스당 59.2달러(3.29%) 하락한 1742.3달러에 마감했다. 금 가격은 최근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이틀 째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틀 전까지 금 가격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년 만에 최장 하락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저가 매수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는 미국 실업 지표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 주 대비 4000명 증가한 23만 5000명으로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표 부진에도 귀금속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암 아슬람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 2거래일 간 금은 급격한 매도세를 겪으며 기술적인 과매도권에 들어갔다”면서도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 생산자 물가 지표 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은 배럴당 3.64달러(3.36%) 하락한 104.79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가다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며 급락했다. WTI 가격은 5월 11일 이후 두 달 만에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소폭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니아 간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도 유가가 하락한 건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4주간 평균 휘발유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경기 침체가 현실화 할 경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반론도 있다. 유가가 장기간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로 생긴 석유 재고 부족은 증가하는 세계 에너지 수요를 재생 에너지 등으로 메울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LME 전기동 3개월물 가격은 톤당 242.5달러(3.01%) 하락한 7805.5달러에 마감했다. 전기동 가격은 2020년 11월 이래 가장 낮은 가격까지 내려갔다. 한때 톤 당 7500달러에 거래됐다. 여전히 지속되는 달러 강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공급망 문제는 반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 하반기 1조 5000억 위안의 특수채권목적 발행 허용 검토 소식과 대규모 부양책 기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구체적 실행까지는 불확실성이 커 비철금속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 하락 후 잠시 숨을 고르며 안정세를 찾아나가는 듯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를 해소시킬 요소가 없다면 비철시장은 약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전기동이 몇 달 내에 6000달러 아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12월물은 부셸당 16센트(2.63%) 상승한 623.5센트, 소맥 9월물은 부셸당 45.5센트(5.38%) 상승한 891.5센트, 대두 11월물은 부셸당 1.25센트(0.09%) 상승한 1396.5센트에 각각 마감했다. 경기 침체 및 수요 둔화 우려로 펀드들이 롱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주 초반 갭 하락 출발했던 곡물 품목들은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의 미 태평양 북서부 옥수수 구매 소식과 원유 가격의 반등이 옥수수 가격의 회복세를 견인했다. 소맥은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로가 단기간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자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미 북부 평야에서 수확이 빠르게 진행되는 점과 수출 수요 둔화 우려는 가격 상단을 제한했다. 대두는 남미 작황 호조르 남미산 대두 생산량이 확대될 전망이 커지고 미산 대두의 수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악화하면서 회복세는 제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