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기업인 SNT모티브가 코렌스와 그 자회사 코렌스EM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 회사가 조직적으로 기술을 탈취했다는 이유에서다.
13일 SNT모티브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코렌스EM 대표이사 2명과 임직원 3명을 업무상배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코렌스EM과 모기업인 코렌스 법인을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등의 혐의로 부산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SNT모티브는 코렌스EM이 인력을 빼가는 과정에서 원천기술도 조직적으로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2016년부터 현재까지 모터 개발팀과 생산기술팀, 모터 품질관리팀, e오일펌프팀, 공장 자동화팀, 품질경영팀 등의 핵심인력 20여명을 빼갔다. 이 가운데는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는 전기차 모터 개발에 참여한 핵심인력도 다수 포함됐다.
SNT모티브는 코렌스 회장의 아들이자 코렌스EM 대표를 맡고 있는 조모 씨가 인력과 기술 탈취의 연결 고리로 보고 있다. 조씨는 병역특례로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서 약 3년간 근무한 후 2015년 3월 퇴사했다. 이후 코렌스로 이직해 2016년 1월부터 공동 대표이사로 근무했고 2019년 9월 전기차 동력 부품을 만들려고 신설된 코렌스EM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인력 유출 초기에는 모터 개발 인력들만 이직을 회유했으나 최근 들어 생산기술, 품질, 장비 자동화 등 부서 소속 엔지니어들을 회유해 제품개발 절차에 따른 필요인원을 조직적, 순차적으로 회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씨와 함께 근무했던 한 이직자는 자신이 가진 권한을 이용해 2016년 1월부터 퇴직할 때까지 3000개가 넘는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에 저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SNT모티브 측은 설명했다. 또 다른 이직자는 2016년 1월부터 핵심 기술을 복호화한 후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하거나 자료를 저장해 반출했다. 이에 더해 SNT모티브는 기밀보장협약을 맺은 차량용 모터 부품 협력업체들을 찾아가 제품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전송하는 방식 등으로 기술을 빼간 점도 코렌스EM에서 근무했던 공익신고자의 고발로 확보했다고도 했다.
공익신고자는 코렌스EM 근무 당시 SNT모티브에 차량용 모터 부품을 공급하는 A업체를 방문해 ‘공정 및 작업표준’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어 코렌스EM 임원은 공익신고자와 함께 SNT모티브의 또 다른 협력업체인 B업체 관계자와 동석한 자리에서 위와 동일한 제품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지그’(Jig·부품 조립 시 위치를 정해주는 기구류) 60여 개를 빌려줄 것과 생산라인 촬영 등을 요청했다. 이후 지시에 따라 B업체를 방문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전송했고 ‘지그’를 수령해 코렌스EM으로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SNT모티브는 코렌스로 이직한 연구원 1명이 SNT모티브 재직 당시 작성한 자료를 코렌스EM 연구원들과 공유한 이메일 자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SNT모티브 측은 “조씨가 코렌스 공동 대표이사가 된 2016년부터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발견해 고소하게 됐다”며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과 영업비밀 및 지식재산권, 고객과 주주들의 이익 등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친 뒤 고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코렌스EM은 “사실 무근”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