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제금융센터 “한미 금리 역전돼도 자금유출 제한적…과도한 우려 자제”

사상 첫 빅스텝에도 금리 역전 눈앞

해외 중앙은행 등 포트폴리오 유지

민간도 환 고려하면 투자수익률 양호

‘금리 역전=자금 유출’ 공식 안 맞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07.1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07.13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으로 이달 중 한미 금리 역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자금유출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과도한 우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14일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시장모니터링본부장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 및 자금유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들의 원화 채권 투자 패턴, 과거 정책금리 역전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실제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 되더라도 큰 폭의 자금유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이달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자이언트스텝 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하게 되면 미국 정책금리(2.25~2.50%)는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게 된다. 이럴 경우 한미 양국 간 정책금리는 2020년 3월 이후 다시 역전된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역전 가능성을 반영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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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들의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을 부정했다. 먼저 원화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 특징에 기인해 설명했다. 해외 중앙은행이나 연기금 등 공공부문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투자 등 달러화 자산 투자 이외 운영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우량한 신용등급의 원화 채권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급격한 포트폴리오 전환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민간부문 투자일 경우에도 오랜 기간 재정거래 목적의 원화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스왑거래를 활용하면 낮은 신용위험으로 미국 국채투자보다 더 높은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도 양호한 투자처를 외면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양국간 정책금리 역전 상황에서도 채권투자와 원·달러 통화스와프를 활용한다면 3년물 80bp(1bp=0.01%포인트) 내외 초과 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왑을 하지 않고 환 위험을 감수하는 원화 채권 투자자도 최근 원화가 과도한 약세인 만큼 향후 원화가 강세 전환할 경우 추가적인 환 차익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도 대규모 자금 유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미국 정책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았을 때도 외국인들은 원화채권을 회수하기보다 오히려 25조 1000억 원이 넘게 투자했다. 특히 역전 폭이 75bp로 가장 컸던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12조 원을 순투자하는 등 원화채권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국제금융센터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 발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책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한시적 현상인 만큼 과도한 우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한미 정책금리 역전=자금유출’ 공식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투자자들은 정책금리 수준 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대응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시장의 주요한 관심 이슈로 대두된 만큼 향후 경기침체가 가시화될 경우 정책 대응 기조가 전환될 가능성도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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