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권석 MBC아메리카 대표가 18일 경기 파주 넥서스 본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넥서스“대박을 터뜨리고 잊히는 존재가 아니라 링 위에 오래 서 있는, 오랫동안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출판사 넥서스가 주최한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상금 3000만 원)을 받은 권석(53·사진) PD는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상식과 기자 간담회에서 “어떤 작가가 돼야 하고 어떤 작품을 써야 하나 걱정이 된다”면서도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시간은 충분히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행사는 경기 파주 넥서스 본사에서 진행됐다.
권 PD는 1993년 MBC 예능 PD로 입사해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과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 등을 만들었다. MBC 예능1국장과 예능본부장·미디어사업국장 등을 거쳐 지금은 MBC아메리카 대표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번에 수영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고교생의 이야기를 다룬 성장 소설 ‘스피드’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작품은 다른 문학상에 일곱 번이나 투고했다가 탈락할 때마다 수정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18일 경기 파주 넥서스 본사에서 열린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인 권석(왼쪽부터) MBC아메리카 대표, 우수상 수상자인 한요나·권제훈 작가와 임상진 넥서스 대표이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넥서스본심 심사를 맡은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최근 가라앉은 우리 사회에 맞춤형 위안과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며 “잘 읽히는 문장의 흡인력과 함께 비교적 전문적인 소재를 다루고 이끌어가는 역량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세련되게 다루는 능력이 한껏 미더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권 PD는 “제 전화가 두 통 와 있어서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 전화했더니 편집장이 당선 소식을 전해줬다”며 “기적 같은 일이라 수상 소식을 듣고 며칠 잠을 못 잘 정도였고 발이 지면에서 30㎝ 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 사춘기는 지하 1000m에 난 아주 긴 터널 같았다. 조숙한 건지, 늦된 건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며 “그때는 세상이 커다란 괴물처럼 두려웠고 저 자신에게도 엄격해 스스로를 괴롭힌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권 PD는 “타임머신을 써서 옛날로 되돌아간다면 ‘괜찮아, 다 잘될 거야. 걱정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어릴 적 자신에게) 해주고 싶다”며 “그 순간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청소년 소설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영을 소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겨울에 동네 스포츠센터를 다녔는데 물 색깔, 소독약 냄새, 몸을 스치는 물의 느낌, 바닥 타일 등 수영장의 이미지가 좋았다”며 “몸으로만 하는 수영은 굉장히 정직한 운동인데 그 이미지가 좋아서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추천 우수상(상금 500만 원)에는 권제훈 작가의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바른 자세’와 한요나 작가의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가 각각 선정됐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은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기성 작가와 신인 작가 구분 없이 매년 가장 탁월한 경장편 소설을 선정한다. 올해는 300여 편이 응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