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기관 '줍줍'에 BBIG 반등…'찐 성장주' 주목

긴축 공포 진정세에 주가 꿈틀

기관, 네이버·LG엔솔 등 순매수

'BBIG K-뉴딜지수' 이달 5% 쑥

전문가 '베어마켓랠리' 가능성 속

호실적 뒷받침 기업만 수혜 예상





미국의 거침없는 금리 인상 움직임 속에서 끝없이 추락하던 성장주가 오랜만에 의미 있는 반등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만 8.7% 급락했던 미국 나스닥이 이달 6% 이상 오르며 낙폭을 만회하고 있고 한국 증시에서도 코스피 하락을 주도하며 체면을 구겼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가 이달에는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세적 반등을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낙폭이 과도했던 성장주 위주로 ‘베어마켓(약세장)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2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 상황에서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은’ 진짜 성장주만이 약세장 랠리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BBIG K-뉴딜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15.48포인트(5.77%) 상승했다. BBIG K-뉴딜지수는 미래 성장 주도 산업으로 각광받는 BBIG 업종의 우량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다. 각 업종별 10개 종목으로 꾸려진 BBIG 개별 지수는 4개 모두가 상승세를 보였다. KRX 바이오 K-뉴딜지수 9.31%, KRX 게임 K-뉴딜지수6.86%, KRX 인터넷 K-뉴딜지수 5.61%, KRX 2차전지 K-뉴딜지수 1.10%로 2차전지를 제외한 3개 업종이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2.32%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달 KRX 인터넷 K-뉴딜지수와 KRX 게임 K-뉴딜지수의 하락 폭이 각각 -22.91%, -19.55%로 나타나 코스피(-13.15%), 코스닥(-16.56%)보다 더 크게 하락했던 점을 볼 때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셈이다.



증권가는 성장주 주가 회복의 배경으로 긴축 공포가 다소 진정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통상 성장주들은 금리 인상을 꺼린다. 현재 금리가 오를 경우 성장 기업들이 미래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흔히 ‘멀티플’이라고 하는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크게 깎이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고밸류 성장주들이 상장돼 있는 미국 나스닥의 경우 올 들어 미국이 긴축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부터 상승세를 멈추고 휘청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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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5.3%에서 5.2%로 완화되고 미국의 ‘울트라스텝(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잠잠해지면서 분위기는 달라지는 모습이다. 긴축 공포에 낙폭이 지나쳤던 성장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 뚜렷이 관찰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는 것은 기관투자가들인데 실제 이달 기관은 코스피에서만 1조 2725억 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BBIG에 대해서는 집중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실제 기관의 이달 순매수 상위 목록에는 네이버(1188억 원), 셀트리온(862억 원), LG에너지솔루션(851억 원), 카카오(535억 원), 크래프톤(498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389억 원) 등 BBIG 종목이 대거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추세적 반등은 확신할 수 없지만 약세장 속의 반등 국면인 ‘베어마켓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낙폭 과대 성장주에서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표적 소외 섹터였던 헬스케어의 반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주가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나스닥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볼 때 단기적 현상에 그칠지라도 반등 환경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낙폭 과대 성장주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인터넷·게임 섹터는 비용 증가와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모멘텀이 부족하지만 소외받았던 바이오 기업들의 상대 모멘텀은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추세적 반등은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은’ 기업 위주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성장주 조정 과정에서 성장이 실망스러운 기업들의 주가 하락 폭이 훨씬 가팔랐다”며 “2분기 실적을 통해 성장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숫자’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미 기자·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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