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이 작아서 정교한 아이언 샷이 많이 필요한 코스예요.”(고진영)
프랑스 에비앙 리조트GC(파71)는 한국 선수들이 꿰뚫고 있는 골프장 중 하나다. 산악 지형이라 한국과 코스 유형이 비슷한 것도 큰 이점이다. 2010년 신지애(34)가 처음 우승한 후 2012년 박인비(34), 2014년 김효주(27), 2016년 전인지(28), 2019년 고진영(27)이 잇따라 우승했을 만큼 한국 선수들에게는 약속의 땅으로 불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에서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을 비롯해 해외에서 열리는 LPGA 무대에 처음 도전한 박민지(24)까지 총 20명의 한국 선수가 에비앙 정복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출발은 예상대로 산뜻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고진영은 22일(한국 시간) 끝난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 5언더파 66타를 쳤다. 8언더파 63타를 친 선두 후루에 아야카(일본)와는 3타 차. 리디아 고(뉴질랜드), 니시무라 유나(일본)와 함께 공동 5위에 오른 고진영은 2019년 이후 3년 만의 정상 탈환과 메이저 3승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고진영은 “우승을 해서 코스를 잘 알고 있다”며 “연습한 만큼 코스 위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직전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인지는 4언더파를 쳐 박성현(29), 지은희(36), 유소연(32), 박민지와 함께 나란히 10위 그룹을 형성했다. 톱 10에 한국 선수만 6명이다. 1라운드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한국 선수의 여섯 번째 우승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낚은 전인지는 “이곳에서 우승하기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선수들이 이 코스에서 잘 치나’하는 생각을 했다”며 “우승을 한 후에는 나도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성현도 “2016년부터 지금까지 이 대회에 오고 있는데 계속 다녔기 때문에 골프장이 굉장히 익숙하다”며 “페어웨이에 섰을 때 그린의 굴곡이 어느 정도 머릿속에 들어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