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벨 테라퓨틱스 이원우 연구원, 국제컴퓨터음악학회 작품·연구 부문 선정

청각장애인도 ’음악의 즐거움‘ 경험할 길 열려





소니피케이션 기반 디지털 치료제 개발 스타트업 벨 테라퓨틱스의 이원우 연구원이 지난 7월 9일 영국 아일랜드에서 개최된 국제컴퓨터음악학회(ICMC)의 작품 및 연구 부문에 선정돼 청각장애인(인공와우 사용자)을 위해 새롭게 설계한 음악 시스템을 선보였다고 22일 밝혔다.

‘와우로그(Wow-log)’는 작곡가인 이원우 연구원과 뇌과학자인 박종화 대표가 수년에 걸쳐 수행해온 융합연구 프로젝트다. 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인공와우 기술이 수십년간 넘지 못하고 있는 기술적 한계를 뇌의 청지각 메커니즘으로 풀어냈다. 음악 감상에 한계가 있던 인공와우 사용자들도 건청인이 느끼던 ‘음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해외 학자와 음악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인공와우란 귀 안쪽에 위치한 달팽이관(와우; 蝸牛)의 손상으로 인해 고도난청이 된 청각장애인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장치다. 달팽이관 속에 초소형 장치를 이식하여 청신경을 전기신호로 직접 자극해 소리를 인식하게 한다. 이렇게 인공와우를 이식하면 청각장애인도 대화가 가능해지지만, 소리의 해상도가 낮아 말소리를 능숙하게 인지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의 재활훈련이 필요하며, 나아가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인공와우 사용자에겐 가장 어려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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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4년 전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석사과정에서 뇌파와 청지각 시스템을 연구하던 박종화 대표는 인공와우 사용자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발견했다. 그는 여기서 인공와우의 기술적 한계를 공학적 접근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청각인지 매커니즘을 기반으로 음악 시스템을 설계하고 작곡한다면 인공와우 사용자들도 음악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해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테크놀로지과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수학중이던 이원우 작곡가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원우 작곡가는 음향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직접 프로그래밍하는 작업을 해온 아티스트이자 엔지니어다. 수년에 걸쳐 인공와우 사용자들을 매주 만나 이들을 위한 새로운 음악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번 국제전자음악학회에서는 그간의 연구결과와 새로운 시스템에 기반해 작곡한 음악을 선보였다. 음악을 감상한 인공와우 사용자들은 반응은 “귀가 뚫리는 것 같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호평했다.

이번 발표가 진행된 국제컴퓨터음악학회는 컴퓨터음악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행사다. 예술작품을 발표하는 페스티벌과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함께 진행하는 융복합 컨퍼런스다. 벨 테라퓨틱스는 이번 학술적 성과에 멈추지 않고 난청 환자를 위한 청력재활 디지털치료제 개발로 이어갈 예정이며 이를 위한 기초 임상연구를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의 서명환 교수와 영국 워익 대학교의 김성경 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발표를 함께 진행한 박종화 대표는 “기존 난청 재활훈련은 언어 의존성이 상당히 높지만 벨의 난청 디지털치료제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 전 세계 난청 인구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며 “예술과 과학의 협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를 통해 난청 환자들의 재활치료를 혁신시킬 수 있는 단서를 찾았고, 이후 임상기관과 함께 기전과 효과성을 검증하여 전 세계 난청 환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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