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시진핑 절대권력 금가나] '제로 코로나'에 바닥난 인내심…수천명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대도시 직장인·대학생 분노 폭발]

베이징 대학생 수백명 귀향 시위

상하이선 거주 외국인까지 집단 반발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옌자오 지역 시민들이 3일 베이징으로의 출퇴근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옌자오 지역 시민들이 3일 베이징으로의 출퇴근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5월 24일 오후 8시께 베이징사범대 학생 수백 명이 학교 측에 귀향을 요구하며 사실상의 집단 시위를 벌였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학생들은 집에 가겠다고 요구만 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시위 학생들은 ‘대초흥, 진승왕(大楚興 陳勝王)’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는 기원전 209년 중국 최초의 농민 봉기로 평가 받는 진승·오광의 난 당시 반란군이 아군을 식별하기 위해 만든 ‘암구호’로 전해진다. 학생들의 시위 영상은 검열을 통한 삭제 조치에도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계속 확대 재생산되며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발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칭링·淸零)’ 정책은 단 한 명의 확진자만 발생해도 아파트 단지 전체를 봉쇄하고 확산세가 이어지면 수천만 명이 사는 도시를 통제할 만큼 강력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흔들림 없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통한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아 시 주석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이 정책이 정작 시 주석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의 혹독한 통제에 중국인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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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였던 불만은 올해 들어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는 두 달 넘게 이어진 도시 봉쇄 기간 곳곳에서 거주 외국인까지 포함된 집단 반발이 자주 일어나 당국을 곤혹스럽게 했고, 6월에 수도 베이징의 ‘베드타운’인 허베이성 옌자오에서는 당국의 방역 정책에 반대하며 베이징으로 출퇴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시민들이 수천 명이나 거리로 몰려 나왔다. 특히 상하이·베이징과 같은 대도시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드러내는 당국을 향한 분노는 단순히 방역 조치에 대한 반발을 넘어서 절대 권력을 향한 반발로 비화하며 주목을 끌었다.

시 주석의 일방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가 중국 발전을 후퇴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글로벌 자본이 중국 시장을 빠져나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주요 원인으로 시 주석의 정책을 지목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봉쇄 장기화로 상하이의 외국인 금융 전문가들 상당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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