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부품사 10곳 중 4곳, 이자 낼 여력도 없어…“미래차 전환 위해 지원 필요”

한자연 ‘2021년 부품기업 경영성과 분석’ 보고서

부품사 36% 이자보상배율 1 미만

부품업계 매출 12% 늘었지만

원자재·운송비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투자·인력 채용 여력 없어

자동차 부품기업 연도별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 사진 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자동차 부품기업 연도별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 사진 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




국내 자동차 부품사 10곳 중 4곳은 이자를 갚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296개 부품기업의 2021년 경영성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부품사의 비중은 36.6%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 비용으로 쓰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1보다 크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고도 돈이 남는 것을 뜻하고, 1 미만이면 이익으로 이자조차 낼 수 없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33.3%, 중견기업 35.6%, 중소기업 36.9%가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게 나왔다. 기업 규모가 영세할수록 이자를 지불할 여력이 부족한 것이다. 한자연은 “외부차입 의존도가 높고 수익성이 낮은 소규모 중소부품 기업들이 퇴출 가능성이 큰 것”이라며 “이러한 기업의 증가는 고용과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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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품업계의 매출은 151조 원으로 2020년(134조 원)보다 12.6%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4%로 전년(2.2%)과 비슷했다. 기업 규모별 영업이익률은 대기업 3.6%, 중견기업 2.1%, 중소기업 1.6%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높게 나타났다.

완성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13만 대 감소했지만 고급 차종 우선 생산으로 차량 당 생산 원가가 상승하면서 부품업계의 매출도 늘어났다. 하지만 공급망 불안과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주요 원자재와 소재의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한자연은 “차량용 반도체는 98%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핵심 제품은 대부분 외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가격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철,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가 상승하며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낮은 수익성 탓에 부품업계는 미래를 위한 혁신과 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총 설비투자액은 3조 7840억 원으로 전년대비 9% 감소해 부품사의 투자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완성차 업계의 설비투자액은 3조 5044억 원으로 전년보다 12.3% 늘었다.

한자연은 “신규 투자로 미래차 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지만 부품기업의 낮은 영업이익으로 인한 자본 지출과 연구개발 투자자금 부족, 전문 인력확보와 수익모델 발굴 애로 등 문제가 산적하다”며 “부품사의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자금 지원, 세제 혜택, 교육 훈련 및 미래차 전략 품목 정보제공 등의 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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