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윤석열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노출돼 파문을 키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 유출·공개돼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당원·국민 여러분들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27일 재차 사과했다. 예기치 않은 돌발 사고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권 대표 대행은 이날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일에 이어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 프라이버시도 보호 받아야 한다”며 “본의 아니게 유출됐으니 관련 질문은 확인하지 않은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 입장은 어제 페이스북에 밝힌 그대로이니 그걸 참고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권 대표 대행은 전일 메시지 사진이 보도된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의 노출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공개 사과를 했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던진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발언은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된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해석된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의 징계 이후 임시 지도부가 착근하기 전에 불거진 돌발 사고에 여권은 또다시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직접 노출되면서 당 윤리위의 고강도 징계에 윤심이 반영 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다.
한 친윤계 의원은 “본회의장은 항상 카메라 기자들이 노려 조심하는데, 권 대표 대행의 실수로 사고가 나 당황스럽다”며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이 아닌 당 안팎에서 우려했던 내용이 드러난 것이지만, 윤 대통령의 의중이 노출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우려했다.
여당 중진들은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의원 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 뒤 기자들과 “어떤 경위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자가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취임 100일 사이 사과만 3번 한 권 대표 대행의 원톱 체제가 유지될 수 있겠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선 “아주 곤혹스러운 상황이긴 하지 여기서 왈가왈부할 일 아닌 것 같다”며 “나중에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를 가질 것 같다”고 함구했다.
국회 부의장인 정진석 의원도 관련 질문에 “소이부답(그저 웃기만 하면서 답을 하지 않는다)”이라고 침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