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 경기 둔화에 수출 꺾이는데…美·中 갈등에 더 어려워지나

中 성장률 1%P ↓면 수출증가율 0.34%P 하락

美 금리 1%P 올리면 신흥국 산업 생산도 타격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조치, 주요국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 악화에 우리나라 수출이 1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하방 리스크가 우세한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발표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통관수출은 하루 평균 금액 기준으로 1분기 정점 이후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크게 증가했던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재화 수출은 2분기 중 전기 대비 감소로 전환했다.

관련기사



우리나라 수출이 기조적으로 글로벌 경기와의 동행성이 큰 만큼 수출 둔화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점차 둔화되고 있다. 2분기에도 중국 경제가 크게 부진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인플레이션 심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한은이 글로벌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은 0.3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EU 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졌을 때도 수출증가율은 각각 0.21%포인트, 0.19%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향후 수출 둔화 속도는 주요국 금리 인상 속도, 정보통신(IT) 경기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전환기(2015년 1분기~2016년 3분기) 당시 우리 수출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난 바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 연준의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신흥국 주가가 최대 16% 하락하고 산업생산이 2.5% 감소하는 충격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미 긴축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경우도 악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질수록 공급 차질도 계속돼 EU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입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 특히 동절기 에너지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미·중 갈등 전개 양상에 따라 우리 수출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공식 출범하면서 중국이 이를 빌미로 수출입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사드 사태처럼 중국의 수입 규제로 인한 대중 수출 감소 및 원자재 수입 차질에 따른 국내 생산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IT 부문은 전체 수출 둔화를 막을 수 있는 기대 요인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서버 수요 확대 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수출은 글로벌 소비패턴이 재화 중심에서 서비스로 전환되는 가운데 최근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약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조지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