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에 당첨된 후 이혼을 하게 된다면 당첨금은 재산 분할 대상일까?
양소영 변호사는 지난 28일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결혼 10년 차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양 변호사에 따르면 남편 A씨는 여윳돈을 가지고 꾸준히 복권을 사던 중 20억 원이 넘는 금액에 당첨됐다. 소식을 들은 아내 B씨는 A씨에게 시계나 차량을 사줄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A씨는 B씨의 부탁을 모두 거절하고 당첨금 20억 원을 모두 주식에 투자했다.
이 일로 갈등이 깊어진 부부는 결국 이혼 소송에 들어갔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복권 당첨금도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남편이 버는 돈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고, 이 재산의 일부로 복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당첨금 또한 부부의 재산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첨금을 '행운에 의해 취득한 우연한 재산'이라고 판단해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또 A씨가 부부 공동의 자금이 아닌 자신의 돈으로 복권을 샀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양 변호사는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해 축적한 재산이거나 배우자가 기여했다고 인정되는 재산이면 공동 분할 대상이 됐을 것"이라며 "실제 복권이 당첨되고 조금 지난 다음에 소송을 벌였던 부부 중에는 재산 증식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돈을 받은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양 변호사는 복권과 관련된 또 다른 법정 다툼 사례도 소개했다.
C씨는 복권 여러 장을 구매해 친구들에게 나눠주면서 “당첨되면 나눠 갖자”고 말했다. 이에 D씨는 C씨에게 "당첨되면 2억 원을 주겠다"고 말했고 이후 D씨는 실제로 1등 14억 원에 당첨됐다. 그러나 D씨는 이전에 했던 약속과 달리 C씨에게 8000만 원만 줬고, 친구들은 법정으로 향했다. 법원은 D씨가 C씨에게 나머지 1억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 변호사는 "당첨금 분배에 대한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본 것"이라며 "구두로 했더라도 약속은 약속이고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