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고용시장 먹구름인데…채용플랫폼 도전 잇달아

경력·수시로 채용 판바뀌는 과정

"수익 기회있다" 앞다퉈 시장진출

리멤버 등 직장인 앱들 보폭 확대

인크루트·잡코리아 등도 경쟁 대비

"기업 긴축에 성장 기대 못미칠 것"





최근 ‘HR 테크’를 표방하며 채용 중개 시장에 뛰어드는 플랫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신입·공채 중심이었던 채용 시장이 경력·수시 형식으로 판이 바뀌는 과정에서 업체들이 수익 기회를 잡으려는 모습이다. 다만 금융 시장에서부터 유동성 축소 국면으로 접어들고 향후 고용 시장의 정체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은 탓에 채용 중개 플랫폼의 성장이 기대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31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직장인 커뮤니티 역할을 했던 플랫폼들이 최근 채용 플랫폼으로의 탈바꿈을 시도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명함관리 앱으로 유명한 ‘리멤버’다. 리멤버는 기존 명함으로 확보한 직장인 풀을 토대로 경력직 스카우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터가 사전에 등록해둔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직 제안을 보내는 방식이다. 특히 리멤버는 ‘자소설닷컴’, ‘슈퍼루키’ 등 신입 채용 플랫폼을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단순히 경력 채용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입 채용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직장인 익명앱으로 알려진 블라인드와 직장 정보 제공 플랫폼 잡플래닛 등도 경력직 채용 시장으로 점차 보폭을 넓혀가는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현재 경력직 채용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평판 조회 분야도 플랫폼들이 눈여겨 보는 분야다. 채용의 중심이 경력직으로 옮겨갈수록 평판 조회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평판 조회 스타트업 ‘스펙터’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전통의 채용 플랫폼 대표주자 ‘사람인HR’도 최근 평판 조회 서비스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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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채용 중개 시장의 강자로 불리는 잡코리아, 인크루트 등도 IT 분야 투자 늘리고 서비스 카테고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신생 업체들과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채용 플랫폼 시장 선점을 두고 업체들간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고 있지만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고용 시장 자체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메타와 트위터,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인력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국내 주요 기업들 역시 경기 침체를 대비해 빠르게 긴축 경영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많은 신규 인력을 빨라들여던 정보기술(IT) 기업도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며 군살 빼기에 나서 플랫폼 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앞서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는 올 4월 실적 발표 후 “인건비 등의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벤처·스타트업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 또한 플랫폼 업체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부 플랫폼의 경우 스타트업이 고객 비중에 대다수를 차지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서다. 그간 벤처 창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채용 플랫폼들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올 2분기 ‘어닝쇼크’가 발생하는 상황이 우려되는 것은 아니”라며 “다만 많은 전문가들이 경기 침체와 함께 채용 시장의 둔화를 전망하고 있어 플랫폼 업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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