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바이오의료, VC 신규투자 고점 대비 40% ‘뚝’ 급감쇼크

2022년 2분기 신규투자 비중 16.9%…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ICT서비스 신규투자 1조4927억, 반면 바이오의료 6758억으로 절반에도 못미쳐


국내 바이오·의료 업계에 대한 신규투자가 고점 대비해 40% 급감했다.

신약 개발 업체들의 성과가 부진한 데다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자금 조달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털(VC)이 등을 돌린 탓이다.

31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VC 신규투자에서 바이오·의료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5%로 전분기 보다 9.3%포인트(p) 빠졌다.



2분기 기준 최근 5년간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2018년 25.6%, 2019년 27.5%, 2020년 25.8%, 2021년 26.2%였다. 투자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고점을 찍은 2019년과 비교해 신규투자 규모가 39.0% 가량 급감했다. 바이오·의료 업종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연속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오던 지난해부터 ICT서비스 분야에 1위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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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액도 ICT서비스에 절반에도 못미쳤다. 2분기 ICT서비스 신규투자는 1조4927억 원인데, 바이오의료는 6758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신규투자 규모가 역전 당하더니 올 6월까지 누적 신규투자는 절반도 안돼는 45.2%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바이오의료 업계에 투자 급감쇼크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바이오의료 업체들의 급감 배경은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자금을 회수할 길이 사라진 탓이다. 당장 비상장 바이오 업체에 대한 VC 투자가 대폭 줄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게다가 상장 이후엔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업체도 많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 업체 대부분이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이오의료 업계는 대규모 자금이 꾸준하게 투입돼야 하는 산업 특성상 현금 흐름이 막히면 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VC의 엑시트 전략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엑시트 방법이 IPO로 한정돼 있다 보니 많은 업체가 상장 절차에만 힘을 쏟아 붓고 본업인 신약 개발을 소홀히하면서 결국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상장 당시 제시한 매출 목표를 달성한 업체도 거의 없다”며 “부진한 성과는 업계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는 악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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