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공작아파트가 여의도 노후 아파트 가운데 첫 번째로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마련할 경우 이 일대 정비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정비사업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으로 여의도 시범·한양 등 굵직한 단지들이 사업에 시동을 걸었고 ‘2040 서울플랜’으로 한강 변 층수 규제인 ‘35층룰’ 폐지가 공식화되면서 여의도 일대 초고층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작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은 이달 중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공작아파트가 정비구역 지정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서울시 심의에서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신 후 4년 만의 재도전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최고 12층, 373가구 규모인 공작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이 완료될 경우 최고 49층, 555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단지는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한 만큼 아파트뿐 아니라 금융업무·지식산업센터와 판매시설 등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서울시 도계위는 공작아파트가 위치한 여의도 금융중심지구의 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을 따져본 뒤 공작아파트 정비계획안의 통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도계위에 상정될 경우 큰 문제 없이 통과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여의도의 국제 금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을 마련 중인데 지난해 관련 용역을 마친 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금융중심지구 내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공작아파트를 비롯해 서울·수정·진주아파트 등이다. 3종 일반주거지역이 일부 섞인 진주아파트를 제외하고 이들 단지는 모두 일반상업지역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용적률 800%까지 가능하다. 이 중 192가구의 소규모 단지인 서울아파트는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에 적용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아닌 ‘건축법’에 따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건축법 적용 시 조합 설립 등의 절차가 필요 없으며 임대주택 설치 의무도 없다. 최근 서울아파트는 주민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 영등포구청에 건축법에 따른 재건축을 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서울시 검토를 거쳐 건축법에 따른 재건축 가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때 서울아파트는 77층 높이의 주상복합을 짓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 수정아파트와 진주아파트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한 상태다.
여의도 아파트지구 내 단지들도 50~60층의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고 있는 시범·한양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최근 주민 간담회를 통해 시범과 한양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 계획안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이들 단지의 용적률을 대폭 높여 시범은 최고 60층, 한양은 최고 50층으로 짓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공원 등 공공 기여 방식에 대한 주민 의견을 접수해 올 하반기 내 주민 공람을 거쳐 최종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여의도의 노후 주택들이 초고층으로 개발된다면 서울에서 대표성을 지닌 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장기적으로는 목동의 대규모 재건축과 최근 발표된 용산정비창 개발과의 연계도 기대된다”며 “특히 상업지역이 위치한 금융중심지구의 경우 용적률이 높기 때문에 주택 공급이나 개발 가능성 측면에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