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타이베이101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에 가면 많은 관광객이 필수 코스로 찾는 마천루가 있다. 101층짜리 타이베이금융센터(타이베이101)는 2004년 완공되자마자 곧바로 세계 최고층 빌딩의 자리에 올랐다. 높이가 무려 508m로 그 전까지 1위였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보다 57m 높다. 타이베이101은 2010년 아랍에미리트 부르즈할리파(828m)에 자리를 물려주기까지 6년 동안 최고층 권좌에 머물렀다. 세계 최고층 경쟁을 벌인 세 빌딩은 모두 삼성물산이 시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이베이101의 경우 골조 공사는 다른 건설회사가 하고 마감 공사를 삼성물산이 했다. 발주처가 당시 최고층 건물인 페트로나스 타워를 건설한 삼성물산의 기술력을 인정해 특별히 요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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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태풍과 지진이 잦아 도시 번화가에 가도 초고층 건물을 보기 쉽지 않다. 타이베이101이 들어서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대만에는 진도 6이 넘는 강진이 몇 차례 발생했지만 타이베이101은 그때마다 털끝만큼의 피해도 입지 않고 안전성을 입증했다. 안전을 떠받친 것은 이 건물 88층에 자리한 황금 구슬이다. 지름 5.5m, 무게 660톤의 거대한 이 진자는 천장에 매달려 건물이 흔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진동을 흡수한다. 타이베이101은 2011년 미국 녹색건축위원회(USGBC)로부터 녹색건물인증제도(LEED)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에너지 사용 효율을 일반 건축물에 비해 30% 높였고 빗물 재활용 설비로 매년 2만 8000톤의 수자원을 절약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최근 대만을 방문했을 때 ‘민주주의 친구에게 감사’ 등 그를 환영하는 문구가 타이베이101의 벽면을 장식했다. 하지만 ‘대만해협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시아는 지금 미중 갈등으로 격랑 속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도록 자주국방 태세를 튼튼히 하면서 가치 동맹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기석 논설위원
hank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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