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상반기 경상흑자 248억弗…작년보다 170억弗 줄어 '외환 비상'

수입 급증…5년만에 최대폭 감소

해외투자 등 외환 순유출 가속…외채도 급증 우려

부산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부산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1~6월) 경상수지 흑자가 약 250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70억 달러 줄어들면서 연간 500억 달러 달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경상수지 흑자는 갈수록 축소되는데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는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외환 수급이 순유출로 전환되는 등 외환 부문의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2년 6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 흑자는 56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2억 2000만 달러 줄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7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억 7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는 2017년 상반기(23억 17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수출 흐름이 견조한데도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이 큰 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향후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의 성장 둔화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계속돼 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5월 예상했던 500억 달러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이달 말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상반기 흑자 규모가 당초 전망치(210억 달러)보다 많은 247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수출입을 둘러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하락에도 주요국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공급 차질,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로 수출 전망은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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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4일 연간 경상수지 흑자를 300억~400억 달러로 예상했다. 2011년(166억 3800만 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2021년 경상수지 흑자(883억 달러)가 1년 만에 반 토막이 나는 셈이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면서 외환 수급 불균형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감소하면서 외환 공급은 축소됐는데 대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와 국민연금·개인투자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계속되면서 외환 수요를 일으키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금융계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는 355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주식 투자 규모는 약 319억 달러로 역대 2위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규모는 105억 6000만 달러 증가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외환 공급이 부족해진 만큼 달러 빚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차입 규모는 256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70억 7000만 달러)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외화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최근 외환 순유출이 지속되는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단기 외채가 증가했는데 이는 이후 금융위기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 유출을 초래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향후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글로벌 달러화 조정 장세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지만 해외 투자 증가로 수급상 외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개선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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