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암호화폐는 결국 거품?…'코인베이스'에 무슨 일 [코주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분위기가 요즘 심상치 않습니다. ‘돈나무 언니’로 국내에 알려진 스타 펀드매니저, 캐시 우드가 지난 1년 내내 꾸준히 담던 코인베이스 주식을 대거 처분한데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조사까지 나섰기 때문인데요. 그 영향으로 코인베이스 주가가 21%나 떨어지는 등 엄청난 타격을 입었습니다. 코인 관련 업체 중 최초로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슈퍼볼 광고까지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던 코인베이스가 이렇게 코너에 몰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더불어 암호화폐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코주부>가 정리해봤습니다.

월가의 암호화폐 옹호론자도 등 돌렸다


캐시 우드 /AFP 연합뉴스캐시 우드 /AFP 연합뉴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6일 자사 대표 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가 보유하고 있던 코인베이스 주식 113만주를 시장에서 팔았습니다. 아크 핀테크 이노베이션과 아크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터넷 등 다양한 펀드에서 코인베이스 주식을 뺐는데요.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 매각된 주식 가치는 7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986억원에 달합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옹호론자 캐시 우드가 이처럼 코인베이스에 갑자기 등을 돌리자 암호화폐 시장은 술렁이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든든한 우군이었던 캐시 우드까지 돌아서니 투자자들의 공포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죠. 이렇듯 그가 거액의 투자금을 뺀 이유는 미국 금융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코인베이스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입니다. SEC는 미국 내 증권시장 감독, 법 위반 조사·제재, 공시의무 부과 등을 담당하고 있는 금융계의 ‘저승사자’ 같은 기관인데요. SEC가 코인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칼을 겨눈 원인은 ‘내부자 거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단순한 불법 거래라면 법으로 처벌하고 환수할 수 있는 금액은 환수하면 될 텐데요. 상황이 그렇게 간단치가 않습니다.

내부자 거래에서 시작된 유가증권 논란


시작은 말씀드린 대로 내부자 거래 논란이었습니다. 코인베이스에서 자산상장팀 상품매니저로 일했던 이샨 와히 등 3명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최소 14차례에 걸쳐 코인베이스에 상장될 예정이었던 25종의 암호화폐를 상장 직전에 사들여 모두 150만달러(약 19억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검찰이 암호화폐 관련 범죄에 증권법 위반 사항인 내부자거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SEC는 고발장에 문제가 된 25종의 암호화폐 중 앰프(AMP), 랠리(RLY), 드리바(DDX), 오라클네트워크(XYO), 라리거버넌스토큰(RGT), LCX 파워렛저(POWR), DFX파이낸스(DFX), 크로마티카(KROM) 등 9종을 ‘증권’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향후 투자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했기 때문에 수많은 암호화폐가 증권의 성격을 띤다고도 언급했죠. 미 검찰의 판단대로 암호화폐가 정말 증권으로 인정된다면 암호화폐 발행자·사업자 등은 앞으로 SEC 등록, 엄격한 공시 등의 제도를 준수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어떤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볼 수 있는지 SEC가 명확한 규정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블랙록 투자 소식에 반등했지만…


뚝뚝 떨어지는 코인베이스 주가를 구원한 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입니다. 4일(현지시간) 양사가 파트너십을 맺고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거든요. 이 소식에 코인베이스 주가는 한때 30% 넘게 급등했고 전 거래일 대비 10% 상승해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미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만약 미 금융당국이 이번 코인베이스 조사를 시작으로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판단하기 시작한다면 그 타격은 ‘약세장’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겁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라면 앞으로 나올 코인베이스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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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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