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보하이만







중국 랴오둥반도와 산둥반도 사이에는 너비 약 90㎞, 길이 약 105㎞의 보하이 해협이 있다. 중국은 이 해협의 북쪽을 보하이(渤海), 남쪽은 황하이(黃海)로 부른다. 우리는 통상 이 둘을 통틀어 서해 또는 황해라고 한다. 보하이만은 보하이의 서쪽을 중심으로 펼쳐진 바다이다. 산둥반도의 펑라이(蓬萊)항과 랴오둥반도 사이에는 여러 개의 작은 섬들이 놓여 있다. 만주 일대의 고대 국가나 세력들이 이 바닷길을 이용해 산둥반도 일대를 점령하곤 했다. 고구려 유민이었던 이정기와 그의 후손도 당나라 말기 이 길을 따라 건너가 제(齊)나라를 세우고 50여 년 동안 존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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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하이는 황허·하이허·롼허·랴오허 등의 하천이 중국 내륙 토사를 몰고 와 수심이 평균 20m에 불과할 정도로 얕다. 겨울에는 연안 해면이 얼어붙기도 한다. 톈진 부근은 염전이, 옌타이는 어항이 발달했다. 1980년대까지는 어창(魚倉)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물고기들이 많이 살았지만 동북 3성과 허베이성에 공해 산업이 발달하면서 극심하게 오염돼 죽음의 바다로 불린다. 보하이 해상에서 유전이 발견돼 기름이 생산되기도 한다. 보하이라는 말은 전(前) 한(漢) 초·중기 즈음에 만들어졌다. 나라 이름인 ‘발해’도 당나라와 조공 관계를 맺은 후 이 바다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고 한다.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벌인 ‘대만 봉쇄’ 훈련에 이어 서해에서도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중국 해사국은 6일 “산둥반도 일대에서 6∼15일 실탄 사격 훈련을, 보하이만 일부 해역에서 8일∼다음 달 8일 군사 임무를 수행한다”며 “이 기간 해당 해역의 선박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산둥반도 부근 훈련 장소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9일 회담을 갖는 칭다오에서 차로 3시간 거리다. 중국의 군사력 시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거센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응해 주권을 지키려면 한미 동맹과 강력한 자주 국방력을 바탕으로 누구도 건드리면 크게 다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고슴도치 전략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오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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