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물적분할 반대 땐 매수청구권 준다'지만…'적정가 산정'이 관건

기준 모호한 자본시장 재도약 방안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심사엔

"구체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위김주현 금융위원장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위


금융위원회가 주주 보호를 위해 물적 분할 시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한 가운데 매수청구권 가격 산정 기준을 놓고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향후 법 개정 시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금융위는 분할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상장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역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거래소가 상장 적적성을 ‘질적’으로 심사할 수밖에 없어 공정성 논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위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 정부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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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부문 추진 과제는 신뢰 제고와 글로벌 정합성 제고 두 가지로 나뉜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기업이 실적에 합당한 평가를 받고 향후 자본시장이 더욱 빠르고 강하게 반등하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밝혔다. 신뢰 제고에는 △물적 분할 상장 심사 강화, 반대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대주주·임원의 주식 매도 시 처분 계획 사전 공시 의무 부과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과징금, 증권 거래 제한 등이, 글로벌 정합성 제고에는 △투자 절차, 공시 등 국제 정합성 제고 △경쟁 촉진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체 거래소 설치 등이 각각 담겼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큰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실천 방안을 두고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적 분할 상장 심사 기준의 모호성과 반대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할 경우 적정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금융위는 물적 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모회사가 주주에 대한 설명과 소통 등 주주 보호 노력을 다하는지 평가하고 미흡할 경우 상장을 제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주주 간담회, 기업설명회(IR) 활동, 물적 분할 시 기업공개(IPO) 계획 공시,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총회 개최 여부 등을 따져본다는 기준을 내세웠다. 이를 두고 평가가 질적 기준 위주로, 주관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상임위원은 “모회사의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의 적정성을 따지는 평가 요소 자체가 정성적 요인에 가까워 질적 심사 부문으로 구분될 수밖에 없다”며 “기존 상장 심사를 할 때도 질적 심사 부문에서는 논란이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고 해도 적정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를 두고도 잡음이 나올 가능성이 상존한다. 주식매수청구권은 기업의 합병, 분할 합병 결정 등에 반대하는 주주의 소유 주식을 회사가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관건은 물적 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할 경우 ‘얼마에 팔 권리’를 주느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회사의 주식 매수 가격은 주주와 법인 간 협의에 따르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협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이사회 결의 전 60일간의 가중산술평균 가격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현재로서는 물적 분할 반대 주주에게도 시장가를 기준으로 한 기존 안을 동일하게 적용할지, 기업 자산 가치에 기반을 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지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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