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이 첫 전국투어로 새 역사를 썼다. 3개월간 17만명 영웅시대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150분의 무대가 그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한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임영웅의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마지막 공연이 개최됐다.
‘아임 히어로’는 지난 5월 고양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 대전, 인천, 대구까지 이어졌고, 지난 12일부터 3일간 서울 공연이 진행됐다. 약 3개월 동안 전국의 영웅시대(팬덤명)와 만나온 임영웅은 이날을 끝으로 전국투어를 마무리했다.
전회 전석 매진 신화, 17만 영웅시대 전국 하늘색으로 물들여
임영웅 콘서트는 전국 7개 도시 티켓을 오픈할 때마다 단숨에 매진됐다. 전국투어 포문을 열었던 고양은 3일간 총 2만 4,000명을 운집하며 팬데믹 이후 주춤해진 공연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후 인천 약 2만 7,000석, 창원 약 2만석, 광주 약 2만 1,000석, 대전 약 2만 5,000석, 대구 약 2만 4,000석이 임영웅의 상징색인 하늘색으로 채워졌다. 여기에 서울 공연은 3일간 약 3만명이 모여, 전국투어 기간 동안 약 17만1,000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날 공연은 인터파크 및 티빙을 통해 생중계돼 더 많은 인원이 임영웅의 콘서트에 주목한 것으로 예상된다.
임영웅은 “화사하게 꽃이 피는 봄에 이 콘서트가 시작됐는데 벌써 여름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약 세 달, 101일간의 콘서트였는데 여러분 덕분에 많이 성장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임영웅 전국투어 콘서트가 초대박이라는 거 들어보셨나. 이런 콘서트 세상에 또 없다”며 “평생에 기억에 남을 콘서트를 위해서 이 한 몸 불살라 보겠다”고 마지막 공연에 힘을 쏟았다.
다재다능 임영웅, 트로트부터 발라드·댄스·연기까지
약 150분간 진행된 ‘아임 히어로’는 트로트에 국한되지 않았다. 임영웅의 장기인 발라드부터 의외의 매력을 볼 수 있는 댄스와 힙합, 팝 등 다채로운 장르로 꽉 채워졌다. 남녀노소 불문 전 세대를 통합시키는 무대에 주력한 것이 눈에 띄었다.
임영웅을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르게 한 정규 1집 ‘아임 히어로’의 수록곡 퍼레이드는 공연의 주축을 담당했다. 오프닝으로 선배 가수 박상철 작곡의 ‘보금자리’부터 가왕 설운도가 선물한 ‘사랑해요 그대를’, ‘사랑역’이 이어졌다. 임영웅의 얼굴을 알리게 된 TV조선 ‘미스터트롯’ 경연곡인 노사연의 ‘바램’도 빠지지 않았다. ‘사랑해 진짜’ ‘손이 참 곱던 그대’ 등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무대에 팬들은 반가움의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눈가를 촉촉하게 하는 무대도 이어졌다. 음원차트를 올킬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OST ‘사랑은 늘 도망가’는 감성에 젖게 했다. 임영웅은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에서 선보였던 ‘오래된 노래’ 무대에서는 직접 관객석으로 내려가 팬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노래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박중훈의 ‘비와 당신’, 부캐릭터 임영광이 부른 ‘이등병의 편지’ 무대에서는 분위기를 확 바꿨다. “임영웅이라는 우주를 가득 채워주는 별 같은 존재인 영웅시대 여러분에게 바친다”며 시작한 히트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무대는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었다.
댄서 임영웅은 가장 신선한 모습이었다. 임영웅은 왕으로 변신한 짧은 사극 VCR에서 수준급 연기를 선보이고, 이어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오토튠 랩이 킬링 포인트인 ‘아 비안또(A bientot)’와 발랄한 댄스곡 ‘무지개’에서 아이돌 같은 군무를 펼쳤다. 무대 말미에는 아이돌 멤버들처럼 엔딩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춤신춤왕’ ‘댄싱머신’이라는 팬들의 말에 미소를 띠며 “댄스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다음 앨범의 타이틀곡은 댄스곡으로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만 해봤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 말미 ‘연애편지’ ‘아버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슴을 울리는 임영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감동한 팬들은 박수로 마음을 대신하고, 온라인 생중계로 시청하고 있는 팬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읊기도 했다.
男 솔로 대표로 우뚝선 임영웅, 첫 전국투어가 남긴 의미
임영웅은 단독으로 투어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울 공연의 무대인 올림픽체조경기장은 국내 가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곳. 임영웅은 ‘미스터 트롯' 톱6 전국 투어로 이 무대에 오른 적이 있지만 단독으로 입성하며 브랜드파워를 입증했다. 하늘색 의상과 머리띠, 응원봉을 갖춘 3만명의 영웅시대가 아이돌 팬덤 못지않은 결집력을 보여준 것도 남다른 의미다.
전국투어와 동시에 발매한 정규 1집 ‘아임 히어로’의 성공도 임영웅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그는 음반 선주문량만으로 100만장을 돌파하고, 음원차트 줄 세우기와 티켓 전석을 매진시키는 등 위상을 공고히 했다.
관객들의 다양한 연령대는 임영웅 콘서트만의 특별함이다. 임영웅은 “8세 어린이부터 90대 어르신까지 전 연령대가 왔다”며 “이런 콘서트가 전국에 또 있나 싶을 정도다. 전 세계 유일무이한 콘서트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102세인 분이 콘서트에 오신 적이 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팬들과의 마음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에 선 임영웅은 팬들이 메시지가 담긴 깜짝 영상을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 팬들은 ‘변치 않는 마음을 약속할게’라는 문구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이벤트를 이어갔다. 감동한 임영웅은 “난 여러분의 인생을 노래할 수 있어 행복한 가수다. 가까이서 소통하고 함께하는 가수가 되도록 열심히 노래하겠다”며 “내가 정말 더 큰 우주가 돼야겠다. 이 아름다운 팬들을 품기에 아직 내 우주가 모자라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영웅시대가 있는 한 계속해서 노래할 테니 응원해달라. 나도 많은 사랑 드리겠다”며 시그니처 건행(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포즈로 인사했다.
한편 임영웅은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올 연말 서울과 부산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