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첫 회의를 열고 90도로 허리를 굽힌 사과와 함께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여당 내 혼란이 이어진 것을 반성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는 취지였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당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을 임명하는 등 여당 지도부 정상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당에 갈등과 분열이 생긴 일,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일 등을 국민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첫 비대위 회의지만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며 “비대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다시 신뢰를 회복하고 제대로 된 지도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주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회의에 참석한 비대위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비대위원들은 한목소리로 반성과 혁신을 강조했다. 주기환 호남대 교수는 “당의 개혁을 위해 힘쓰라는 목소리들을 많이 듣고 있다”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치열한 토론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당의 혼란을 추스르겠다”고 밝혔다. 전주혜 의원 역시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민심은 오히려 우리 정부와 국민의힘에 준엄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며 “0.73%포인트 차이로 어렵게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던 국민들의 위대한 선택을 잊지 말고 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보내준 2030세대의 지지는 국민의힘에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들의 믿음이 계속되도록 처절하게 노력해야 한다. 도로 자유한국당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요 당직 인선도 속도를 냈다. 주 위원장은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을 당 사무총장으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을 당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 한 데 이어 주요 당직자 인선도 서두르며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당무를 도맡기 때문에 3선 이상의 중진 의원이 담당하는 사무총장에 김 의원이 지명돼 눈길을 끌었다.
주 위원장은 “재직 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 조직부총장 경험이 있는 김 의원을 모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 위원장은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을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 여의도연구원장에 대해서는 “현재 후보군을 압축하는 단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