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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사업비 대출연장 불발에도…"11월 공사재개 문제 없다"

대주단 "23일까지 갚아라" 통보

조합 단기 유동화증권 발행해 상환

채무 불이행 등 '최악'은 피할 듯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의 사업비 대출 만기 연장이 끝내 불발됐다. 당초 이달 23일까지 조합이 갚아야 하는 사업비는 7000억 원. 조합은 대안으로 단기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채무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시공단과 함께 사업 정상화를 향해 달린다.

◇대주단 의견 갈려 6일 앞두고 연장 불발=19일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따르면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은 전날 조합과 시공단에 7000억 원 규모의 조합 사업비 대출 기한을 조정할 수 없으며 23일 대출금 만기에 맞춰 상환해달라고 통보했다. 대주단은 공문에 “대출 만기일 등 상환 일정의 조정은 대주 전원의 동의에 의해 결정되나 (만기일 연장에) 대주 전원이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조합과 시공단은 공사 재개를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며 화해 무드였다. 후속 절차로 조합은 시공단을 상대로 낸 약 5600억 원의 공사비 증액 무효 소송도 17일 취하했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주단이 순조롭게 대출 만기를 미뤄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대주단 가운데 일부 소규모 기관에서 연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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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대위변제는 없을 듯=둔촌주공 사업비 대출은 4개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선 상태라 조합이 채무를 갚지 못하면 대위변제에 나서야 한다. 총 7000억 원의 대출금 중 가장 많은 1960억 원(28%)은 현대건설이, 1750억 원은 HDC현대산업개발, 1646억 원은 대우건설, 1645억 원은 롯데건설이 보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시공단이 대신 갚는 상황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공단 보증을 전제해 조합이 자산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 대출금을 갚는 방안이 적극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만기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 이전부터 ABSTB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10여 곳의 금융기관이 이들에게 ABSTB 제공을 제안했다. ABSTB는 단기 금융 상품의 일종으로 발행자(조합)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자산을 양도한 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서울경제가 입수한 금융기관 제안서를 보면 BNK투자증권이 현대건설 보증 아래 4.131%의 연 금리로 1959억 8900만 원 규모의 ABSTB를 발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증권(연 금리 4.65%) △SK증권(4.7% 이내) △부국증권(4.5% 이내) △키움증권(4.5% 이내) 등이 제안에 나섰다. 시공단 관계자는 “이전부터 만기 연장 불발에 대비해 조합의 채무불이행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왔다”며 “이번 ABSTB 발행은 시공단 협조 아래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정상화에는 큰 문제없을 것"=이에 따라 만기 연장 불발에도 올 11월 공사 재개는 문제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은 이달 20일 대의원회 결의를 거쳐 발행할 예정인 ABSTB를 기반으로 대출을 우선 상환하고 일반분양에 나선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비 대출 만기 연장은 어렵게 됐지만 시공단 협조하에 대체 방안을 찾았고 조합 채무불이행 상황은 피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합 내부적으로는 정상화위원회(비대위)와의 공조가 순조롭고 외부적으로는 시공단과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기에 가능한 빨리 총회를 열어 사업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덕연 기자·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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