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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성우 영입…K드라마 느낌 살리려 공들였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넷플릭스 더빙 현장 취재

성우 "K드라마 인기에 자부심"

내달 중순께 더빙판 공개 예정

역삼역→시빅 '실수'는 아쉬워

23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버뱅크 넷플릭스 더빙센터에서 열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빙 시연 현장에서 정명석 역할을 맡은 닉 마르티니우(왼쪽) 성우와 우영우 역할을 맡은 수엔 피엔 성우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LA=이경운 연수특파원>23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버뱅크 넷플릭스 더빙센터에서 열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빙 시연 현장에서 정명석 역할을 맡은 닉 마르티니우(왼쪽) 성우와 우영우 역할을 맡은 수엔 피엔 성우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더빙판이 미국에 상영된다. 다음달 중순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진행중인 영어 더빙 현장을 찾아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우영우'의 변신 과정을 지켜봤다.



23일(현지시간) LA에서 버뱅크에 위치한 넷플릭스 더빙센터로 가는 길은 미국 컨텐츠 산업의 중심지다. 이곳에 월트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마블스튜디오, DC코믹스 등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몰려 있다. 업력이 비교적 짧은 넷플릭스도 5년 전 근처에 본사를 지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각국의 컨텐츠 기업과 협업을 선택한 넷플릭스가 K드라마 우영우를 놓칠리 없다.

23일(현지시간) LA 인근 버뱅크 넷플릭스 더빙센터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빙 시연 작업이 진행 중이다.<LA=이경운 연수특파원>23일(현지시간) LA 인근 버뱅크 넷플릭스 더빙센터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빙 시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는 우영우를 전세계 190개국에 동시 방영하며 무려 31개 언어로 자막을 제공했다. 아울러 더빙 버전은 넷플릭스 콘텐츠 세계화 전략의 핵심이다. 아시아를 넘어 문화적 격차가 큰 다른 지역에서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대사부터 목소리까지 현지화가 필수다.



이날 진행된 더빙 시연 작업에서는 원작의 맛을 살리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도 돋보였다. 총괄 감독인 에즈라 와이즈 디렉터는 “K드라마의 특수성을 더빙에 녹여내기 위해 한인 성우 영입에 특히 공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명석 역할을 맡은 닉 마르티니우 성우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인이다. 그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LA 인근 버뱅크 넷플릭스 더빙센터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빙 작업에 참여한 감독과 성우들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에즈라 와이즈 디렉터, 닉 마르티니우 성우, 수엔 피엔 성우, 민경서 컨설턴트(화상 참여), 애런 포스 성우<LA=이경운 연수특파원>23일(현지시간) LA 인근 버뱅크 넷플릭스 더빙센터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더빙 작업에 참여한 감독과 성우들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에즈라 와이즈 디렉터, 닉 마르티니우 성우, 수엔 피엔 성우, 민경서 컨설턴트(화상 참여), 애런 포스 성우


드라마 서사를 통해 한국 문화도 세계에 알려진다. 캐나다 한인으로 참여한 민경서 컨설턴트는 “‘오빠’라는 말이 갖는 설레임을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시청자들은 언어의 뉘앙스를 통해 한국 문화까지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영우 더빙판은 9월 중순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더빙은 영어 외 일본어, 힌두어, 태국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는 더빙 작업에서 실수도 노출했다. 위에서 언급한 우영우의 가장 유명한 자기 소개 대사는 “Kayak, deed, rotator, noon, racecar,Woo young-woo.”로 바뀌었는데 마지막 ‘역삼역’ 대신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의 미국 인기 모델 ‘시빅’(Civic)을 넣은 것이다. 한국 드라마 더빙 작업을 하면서 일본 차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을 한국의 우영우 드라마 제작자들과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특히 국내 팬들의 반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우영우에 힘입어 넷플릭스와 K콘텐츠의 협업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집계에서 6주 연속 비영어권 프로그램 중 글로벌 탑 10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세계 시청자들의 인기가 뜨겁다. 디렉터와 배우들 역시 한국 콘텐츠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영우 역을 맡은 수엔 피엔 성우는 “한국 좀비 드라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다음에 다른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더빙 작업에 참여한 애런 포스 성우도 “오징어 게임을 보고 매우 큰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 드라마 무엇이든 배우로서 꼭 참여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로스앤젤레스=이경운 연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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