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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국민 아빠의 탄생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 사진=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제공'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배수 / 사진=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빠 연기 전문 배우 전배수가 새로운 아빠로 거듭났다. 늘 해오던 아빠 연기였지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달랐다. 단순히 누군가의 부모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입체적이고 캐릭터가 더 짙었기 때문. 게다가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딸을 홀로 키웠다는 설정도 전배수가 전에 경험하지 못한 대목이었다. 그는 성실히 아빠 역할에 녹아들었고, 결국 '국민 아빠'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전배수는 사랑과 정성으로 우영우를 키운 미혼부 우광호 역을 맡았다. 전배수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선택한 건 대본이 주는 힘 때문이었다.

"대본에 군더더기가 없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설명하려고 하지 않아요. 또 기존 드라마 문법대로 진행하지 않는 점도 좋았습니다. 우영우가 성장할 때, 보통이라면 아빠가 가르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별다른 설명 없이 장면으로 간결하게 보여주는 게 많아요. 정말 센스 있고 작위적이지 않아서 함께하고 싶었죠. 고래가 나올 때마다 설레는 부분도 있었고요."(웃음)

전배수가 본 우광호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따뜻한 인물이다. 야망과 거리가 멀고, 딸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르기도 한다. 전배수는 야망 없어 보이는 자신의 얼굴 때문에 유 감독이 우광호 역을 제안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처음에는 '왜 나를 우광호에 캐스팅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광호는 서울대 법대를 다닌 인재잖아요. 전 시내버스를 타고 서울대를 구경한 것밖에 없죠. 그런데 영화 '킹메이커' 코멘터리에서 설경구 형이 '야망이라곤 전혀 없는 얼굴로 서 있다'고 저를 표현하더라고요. 아마 감독님도 이런 제 얼굴을 본 거겠죠. 야망이 조금이라도 있는 순간, 우영우의 존재감과 괴리가 커졌을 수 있어요. 전 딱히 노력할 필요 없이 타고 태어나서 다행이죠."

전배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국민 아빠'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우영우를 지우겠다는 태수미(진경)에게 "낳아주기만 하면 조용히 내가 키울 것"이라고 말하며 법조인의 길을 포기했고, 사랑으로 우영우를 양육했기 때문. 이는 우영우가 반듯한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아빠 역할은 늘 제가 해온 거라 거기에 수식어가 붙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회사에 작품이 들어올 때마다 늘 아빠 역할만 들어온다고 구시렁댔거든요. 그런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달랐어요. 여태까지 제가 해온 아빠가 아니었거든요. 전에는 주인공에게 묻어가는 아빠였다면, 이번에는 오롯이 아빠로 조명될 수 있는 역할이었죠. 우영우와 우광호의 부녀 케미도 좋았습니다."



그간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미혼모에 대해 다룬 바 있으나 미혼부는 보기 드문 캐릭터다. 게다가 우광호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딸을 홀로 양육한다. 전배수는 전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에 빠졌다.



"이웃 중에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아이가 있어요. 그 부모들과도 친하고요. 하지만, 제가 그 부모의 심정을 만 분의 일이라고 알까요. 그들을 들여다보고 연구하는 건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따로 레퍼런스를 두지 않은 거죠. 차라리 내 딸을 대하듯이 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우광호에게 다른 자식이 있었으면, 그 자식과 우영우를 비교할 텐데 그건 아니잖아요. 그럼 정말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친딸을 대하는 마음으로 우영우를 바라본 전광수는 쉽게 우광호 역에 몰입할 수 있었다. 때문에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우영우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고. 이런 안타까움이 쌓이다가 자신의 앞날을 위해 이민을 권유하는 태수미에게 폭발했을 거다.

"우영우가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취직을 못하는 상태였어요. 딸에 대한 미안함이 크게 오더라고요. 그렇기에 27살에 취업해서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딸을 보면서 기쁜 마음이 컸을 거고요. 그게 하루하루 더 연장됐으면 하는 게 아빠의 바람이죠. 태수미에게 분노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27년 만에 찾아와서 '어떻게 키웠냐'는 말도 없이 다짜고짜 이민을 말하잖아요. 가슴 아프고 분노가 차올랐습니다."

"자폐인과 사는 건 외롭다"는 우광호의 대사처럼 우영우와 연기하는 건 외로운 일이었다. 전배수는 캐릭터 특성상 한 톤으로 얘기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우영우와의 합을 맞추는 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한선영(백지원), 태수미와의 호흡이 더 편안하게 다가왔다.

"처음엔 왜 불편한지조차 몰랐어요. 감정을 주고받으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있잖아요. 상대방 톤에 맞추면서 만들어가는 게 있는데, 우영우와는 힘들었죠. 이게 맞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우광호가 겪는 외로움이 저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고민 끝에 우광호 캐릭터를 완성한 전배수. 이에 힘입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0.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시작해 17.5%로 종영하는, 그야말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전국이 작품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신생 채널이라는 부담을 안고 시작한 작품이기에 성과는 더욱 값지다.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어요. 공중파에서 방송했다면, 그래도 대본이 좋으니 예상을 했을 텐데 신생 채널이라 가늠이 안됐죠.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긴 했는데, 시청률로 이어질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드라마 촬영 막바지에 시청률이 엄청나게 올랐어요. 그때 제가 촬영장에서 박은빈과 감독님에게 큰절을 한 게 기억나요. 모든 건 은빈이가 대하는 우영우의 태도 덕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전배수는 작품의 인기가 높아진 만큼, 일상에서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동료 배우들에게 연락이 오는 건 물론, 가족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그는 작품을 하기 전, 저녁 시간이 육아 전쟁이었다면 이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기 위해 아이들이 숙제를 빨리 끝낼 정도라고 자랑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하기 전에는 딸에게 맨날 '빨리 숙제하라'고 잔소리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수요일과 목요일만 되면 숙제를 정말 빨리 끝내고 본 방송을 보더라고요. 이걸 안 보면 학교에서 대화가 안 된대요. 저도 예전에는 동네 아저씨였는데, 이제는 동네에서 대배우가 됐습니다. 저를 따라 연기학원 다닌다는 친구도 나타났어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제가 했던 드라마 중 좋아하는 세대의 층이 나눠지지 않은 작품이에요.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다 절 알아보거든요. 지금 초등학생들이 나중에 20대가 됐을 때 우리 작품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그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전배수 그분은 요즘 뭐하고 살지?'라고 저를 기억해 주셨으면 하고요."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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