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어린이책]목적보다 과정서 찾는 참된 행복

■예페의 심부름 가는 길

유타 바우어 지음, 미디어창비 펴냄






날쌔기로 소문 난 예페가 임금님의 심부름으로 이웃 나라 성에 가게 됐다. 빨간 바지를 챙겨 입은 그는 엉덩이를 씰룩이며 강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점처럼 콕콕 찍힌 그의 두 눈에는 당장 달려가야 할 심부름 길보다도 주변 이웃들의 아픔과 울음이 더 잘 보였다. 시장 가는 엄마 돼지를 대신해 아기돼지들을 보살피기도 했고, 늙은 염소 할아버지를 위해 천천히 함께 걷기도 했다. 한참을 늦어버린 예페가 임금님 앞에 다시 섰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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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림책의 거장 유타 바우어의 그림책이 10년 만에 국내 출간됐다. 저자는 아동문학상 최고 권위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수상자,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상 수상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 후보 등으로 유명하다.

이번 책은 ‘목적’ 그 자체보다는 예페가 걸어가는 길인 ‘과정’에서 참된 행복을 찾고 얻어가는 이야기다. 그림책이지만 능숙한 솜씨로 영화 기법을 버무렸고, 한 권의 그림책이지만 두 개의 서사가 담겼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이웃들과 거리두기를 해 온 어린이들을 위해 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진정한 이유를 펼쳐 보인다. 1만4800원.


조상인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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