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거래시간 늘리고 투자정보 무료 제공…해외주식 플랫폼 끝없는 경쟁

거래시간 늘리고 각종 무료 정보 제공

NH투증 나스닥토탈뷰·차등증거금 도입

키움증, 모닝스타 무료 번역리서치 제공

서학개미=미래 고객 "놓쳐선 안돼"





# NH투자증권(005940)이 이달 말 미국 주식의 호가와 잔량 정보를 20호가(매수·매도 각각 10호가)까지 제공하는 ‘나스닥토탈뷰’를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매수·매도 1개 호가만으로 거래를 해야 했던 ‘서학개미’들의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회사는 9월 중 해외 주식 차등 증거금 서비스도 도입한다. 우량 해외 종목에 대해서는 50%의 증거금률을 적용해 보유 현금의 최대 두 배 만큼 주문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중학개미’를 위해 중국 선강퉁·후강퉁에 대한 무료 시세 서비스도 이달 말 오픈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미국 프리마켓 유선 주문 데스크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쉽고 편하게 매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플랫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거래시간을 늘리고 다양한 투자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서학개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각종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는 중이다. 증권사들이 최근의 증시 불황 속에서도 해외 주식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서학개미의 주축이 ‘MZ세대(20~30대)’라는 점과 관계가 깊다. 지금 가장 활발하게 거래를 하고 있는 투자자들이자 미래 시장의 주 고객이 될 이들을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증권사들을 서비스 경쟁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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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선 경쟁이 붙은 서비스는 해외 주식 거래시간이다. 예전에는 증권사 플랫폼별로 정규장만 거래가 가능하거나 프리마켓(장전거래)을 열어도 저녁 8~9시 무렵부터 시작해 정규장을 포함해 10~12시간 정도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이 14시간 이상으로 확대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한국투자증권은 4월부터 애프터마켓(장후거래) 거래시간을 2시간씩 연장해 총 16시간 동안 주식거래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특히 삼성증권은 세계 최초로 주간 거래 서비스를 2월 도입하며 하루 중 20시간 30분간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무료 시세나 권리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5월부터 미국 주식 20호가 실시간 시세 서비스인 나스닥토탈뷰를 모든 고객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이달 말 서비스 경쟁에 가세한다. NH투자증권은 2월 업계 최초로 해외 주식에 대한 권리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액면분할이나 배당 정보뿐 아니라 주식거래에 필수적인 거래 정지나 상장폐지·파산 등과 같은 중요한 권리 정보를 글로벌 금융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밖에도 키움증권은 이달부터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미국 모닝스타의 국문 번역 리포트 300여 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는 결국 미래 고객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 기준으로 해외 주식 투자자는 3명 중 2명이 20~30대이며 투자 성향을 보면 ‘고위험 고수익’ 투자자가 많다”며 “MZ세대의 현재 투자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10년 후를 내다볼 경우 적극적인 투자 습관을 유지한 증권사의 핵심 고객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 들어 약세장이 이어지며 국내 증시의 거래 대금이 말 그대로 ‘반 토막’이 난 것과 달리 해외 주식 거래는 여전히 선방하고 있는 것도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플랫폼 경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6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KB·키움)의 국내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합계 97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 8276억 원 대비 46.5% 급감했다. 해외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역시 3021억 원으로 전년 동기인 3908억 원 대비 줄었지만 감소 폭은 22.7%로 국내 주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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