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제2 체르노빌 위험…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전기공급 재개

젤렌스키 "여전히 매우 위험"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가 26일(현지시간)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한 때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제2의 체르노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분리된 자포리자 원전의 6개 원자로 가운데 2개 원자로가 26일 전력망에 재연결돼 다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성명에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는 점령자들의 여러 도발에도 우크라이나 전력망 내에서 계속해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2개 원자로 가운데 첫 번째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4분, 두 번째는 오후 9시 15분에 다시 연결됐다고 에네르고아톰은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정기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일했다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상황은 아직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전이 전력망에서 분리되는 상황의 재발, 이 같은 상황을 촉발할 수 있는 러시아의 어떤 행위도 다시 한번 이 원전을 재난 직전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 탓에 발전소와 외부를 연결하던 4개 송전선 중 마지막 1개가 훼손되면서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전력망으로부터 분리됐다. 주변 지역에도 정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상대방의 포격 탓에 화재와 송전선 단선이 발생했다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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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규모인 6개 원자로를 갖춘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의 침공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전력의 약 20%를 공급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월 이 원전을 장악했지만, 운영은 아직 에네르고아톰 기술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과 주변에서는 이달 들어 교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22일 포격이 이어지면서 원전 내 일부 기반시설이 손상됐다.

그러나 실제 누가 포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찰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IAEA 시찰단의 자포리자 원전 방문 문제에 대한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방문 시기는 다음 주로 잡혔고 이르면 29일에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전날 프랑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르면 수일 내 시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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