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통사, '전용 e심요금'으로 가입자 이탈 막는다

KT 내달부터 '듀얼 번호' 서비스

8800원에 메인번호와 음성 등 공유

LG U+도 출시예정…SKT는 검토

기존고객 울타리 효과…경쟁 불붙을듯





하나의 휴대전화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이심(eSIM)’ 서비스를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가입자 전용 이심 요금제 출시에 나서고 있다. 이심 요금제 활성화로 경쟁 업체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인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가입자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통사들은 이심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 자사 가입자 전용 이심 요금제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듀얼 번호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복안이다.

28일 KT(030200)는 하나의 휴대전화에서 두 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 요금제를 이심 서비스가 시작되는 다음 달 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듀얼번호는 유심과 이심을 동시에 이용하는 ‘듀얼심’ 고객을 위한 요금제로 저렴한 가격과 편리하게 가입과 해지가 가능하다”며 “일상과 업무 분리, 개인정보 노출 등에 대한 걱정이 많은 가입자는 물론 ‘부캐(또 다른 캐릭터)’ 라이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위한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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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번호는 월 8800원제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제공되는 데이터가 소진되면 최대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또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 공유할 수 있다. 예컨대 메인 번호로 음성, 문자, 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듀얼번호로 가입한 두 번째 번호는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약정 없이 가입이 가능한 대신 단말지원금·선택약정 할인 등은 적용이 안된다. 또 메인 번호와 두 번째 번호간 5세대(5G)·롱텀에볼류션(LTE) 혼용이 안되고 카카오톡은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만 듀얼 사용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요금제가 KT 가입자 전용 요금제로 나왔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자사 가입자의 기존 요금제와 일정 부분을 공유할 수 있게 허용하면서 서비스 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KT가 내놓은 이심 요금제 구조를 보면 이러한 점을 엿볼 수 있다. 음성·문자를 빼 가격을 8800원으로 설정하며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KT 가입자가 사용하던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공유 할 수 있게 했다. 또 데이터는 기본 제공량은 1GB지만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해 카카오톡 등 메신저와 SNS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타사 및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더 높은 요금제에도 음성·문자는 물론 데이터 사용에도 한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편의성은 높아지고 부담은 줄어들게 되면서 KT 가입자가 다른 이통사로 옮겨갈 요인을 막은 셈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알뜰폰이나 타사 요금제로 이동을 막기 위해 이통사들이 재빠르게 자사 가입자 전용 요금제를 출시 한 것”이라며 “두 번째 번호까지 자사의 요금제로 흡수하게 되면 이통사 입장에서 고객 이탈 방지는 물론 요금제 추가로 인한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032640)도 조만간 자사 고객을 위한 이심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관련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SK텔레콤(017670) 역시 자사 가입자 전용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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