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롯바, CDMO 부지로 송도 11공구 최우선 검토…연내 해외 JV 파트너 확정해 내년 말 착공

◆바이오사업 구체적 로드맵 공개

외자 1000억 유치, 연내 부지 매입

1공장 생산능력 10만ℓ규모로 설계

충북 오송 등 국내 추가 공장도 고려

2000억 유증, 美시러큐스 인수 완료

美 CDO기업 M&A·지분인수 추진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 11-1 공구. 사진 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바이오신산업과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 11-1 공구. 사진 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바이오신산업과




롯데바이오로직스(롯바)가 1조 원을 투자해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의 입지로 인천 송도를 최우선 순위로 검토하고 있다. 송도에서도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삼바)가 제2바이오캠퍼스를 확정 지은 11-1공구 내 부지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까지 부지 매입을 확정하고 내년 말 착공할 계획이다. 롯바는 송도 1공장에 이어 오송 등에 국내 생산 시설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개발(CDO)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면·복권되면서 롯데의 바이오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가 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롯바는 사실상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첫 국내 공장 건립 최우선 후보지로 꼽고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부터 1000억 원 이상의 자본 유치 작업에 나섰다. 해외 자본을 유치해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한 후 송도국제도시 부지를 매입해 CDMO 공장을 설립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롯바 관계자 역시 “송도 11-1공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맞다”며 “현재 글로벌 바이오텍 자본 유치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 및 ‘경제자유구역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외 기업이 출자 총액 10% 이상의 자본을 출자해야 한다. 이에 따라 총 1조 원 규모로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롯바는 1000억 원 규모의 외국 자본 유치가 필요하다. 롯바는 글로벌 바이오 업계 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명성 있는 빅파마를 비롯한 유망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 투자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2011년 당시 글로벌 임상수탁기관(CRO)인 퀸타일즈와 3000억 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해 삼바를 출범한 바 있다. 롯바도 유력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JV를 설립한 후 증자를 통해 부지와 생산 시설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로드맵을 세웠으며, 올 연말까지는 JV 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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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바는 송도 11-1공구 부지를 최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다. 최근 5·7공구의 잔여 부지도 실사했지만 11-1공구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11공구는 11-1·2·3 총 3개의 공구로 나뉘어 있다. 이중 11-1공구는 2024년 말께 사회기반시설 공사가 완공될 예정으로 현재 약 33만㎡(10만 평) 이상 규모의 부지가 남아있다. 반면 11-2·3 공구는 각각 2025·2026년 말께 사회기반시설 공사가 완공될 예정이다. 내년 말 공장 건립에 착수하겠다는 롯바 측의 계획을 고려하면 11-1 공구를 매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다. 롯바 관계자는 "어느 부지일지 모르지만 약 20만㎡(6만 평) 대지에 생산 능력 10만ℓ를 설정하고 이미 공장 설계 작업을 시작했다"며 "바이오리액터 크기와 조합을 조율하며 총 생산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삼바의 1공장(3만ℓ)·2공장(15만 2000ℓ)과 비교하면 1공장부터 규모를 대폭 키운 것이다.

만약 송도 11공구 확보가 난항을 겪는다면 두번째 후보지는 충북 오송이다. JV 설립 무산과 추가 공장 설립을 고려할 때 오송이 대안이라는 것이다. 롯바 관계자는 “내년 말 착공을 데드라인으로 속도감 있게 국내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만큼 부지 매입 지연으로 인한 사업 차질에 대비해 다른 옵션도 갖고 있어야 한다”며 "확보하게 될 송도 부지가 사업 계획에 비해 작다면 곧바로 오송 2공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규 공장 설립 이외에도 롯데의 바이오 사업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는 올 5월 바이오를 포함한 신성장 테마에 향후 5년간 37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지난 5월 계약한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시큐러스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롯데 지주에서 오는 9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10월 2000억 원 이상을 유상증자할 계획이다. 롯바 관계자는 “(신 회장 사면 이후) 현재 엄청난 지원을 받는 중”이라며 “재무적 지원을 포함해 롯바가 추가로 진행하려는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롯바는 국내를 벗어나 미국에서도 CDO 사업을 추진한다. 장기적인 위탁생산(CMO) 고객과 바이오 산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미국 보스턴을 1순위로 현지 바이오클러스터에 CDO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지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아예 신규 CDO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바가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하며 CDO 사업에 진출한 것처럼 롯바도 시러큐스 공장 인수와 별도로 CDO 사업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CDO 산업이 보스턴으로 과밀화되어 있는 만큼 양호한 입지와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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