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농협, 금리인하 수용률 1위…이자감면액은 신한銀이 가장 많아

■상반기 금융권 금리인하 요구권 운영실적 현황

신청 88만8600건 중 25% 수용

지방은행중 부산銀이 가장 높아

은행들 '실적 줄세우기'에 불만

비대면·개인별 건수제한 고려안돼

카드 수용률은 39%…41억 감면





금융 소비자들의 금리 인하 요구에 대해 5대 은행 중 이자감면액은 신한은행이 가장 많았고 수용률은 NH농협은행이 가장 높았다. 반면 이자감면액이 가장 낮은 곳은 농협은행, 수용률이 가장 저조한 곳은 신한은행으로 기준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최근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채널이 다양화되고 중복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과 개인별 수용 건수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채 수용률로 단순 비교해 논란이 예상된다. 예대금리 공시에 이어 이번 실적 발표가 사실상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 2탄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30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올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88만 8618건이며 이 중 22만 797건이 받아들여져 24.84%의 수용률을 보였다.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 전체 중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KDB산업은행으로 92.6%다. 5대 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이 59.5%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은행(46.5%), 국민은행(37.9%), 하나은행(33.1%) 순이다. 신한은행이 30.4%로 가장 낮았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비슷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수용률을 보였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부산은행의 수용률이 42.8%로 가장 높았다. 인터넷은행에서는 케이뱅크 수용률이 24.6%로 가장 높았고 토스뱅크가 17.9%로 가장 낮았다.



반면 이자감면액순으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19개 은행 중 기업은행이 458억 900만 원으로 감면액 규모가 가장 컸다.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이자감면액이 47억 100만 원으로 가장 컸으며 하나은행(19억 2600만 원), 우리은행(11억 5400만 원), 국민은행(9억 8700만 원) 순이다. 농협은행의 이자감면액 규모가 7억 650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신한은행은 “2020년 3월과 9월부터 각각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 대한 비대면 금리인하요구권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면서 “접근성이 좋다 보니 금리인하요구권이 수용되지 않아도 단기간 중복 신청자가 많다 보니 수용 건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어 수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5대 은행 중 가계·기업 대출에 대해 비대면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가능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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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공시를 두고 실적 줄 세우기를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은 가계대출만 비대면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고 기업대출은 영업점을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 비대면으로 신청할 경우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지만 영업점에서 신청할 경우 통상 영업일 기준 5일 이내에 결과를 알려준다. 아직 가계대출 위주로만 금리인하요구권 비대면 신청이 이뤄지기는 하지만 예전보다는 신청 채널이 다양화된 셈인데 단순 수용률 수치만으로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건 신청해서 5건 수용된 것과 30건 신청해서 20건 수용된 것은 의미가 다르지 않냐”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계대출을 세분화해 공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인데 주담대는 ‘담보’ 대출이다 보니 고객의 신용등급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개선돼도 주담대 금리 인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는 담보가 동일하다면 신용 1~5등급 금리가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은행 여신 담당 관계자는 “주담대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신용대출보다 낮다 보니 만약 주담대 요구권 요청이 신용대출보다 많다면 은행 입장으로서는 억울한 셈”이라고 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여신금융업권 금리 인하 요구 신청 건수는 총 23만 5000여 건으로 이 중 9만 2000여 건이 수용됐다. 평균 수용률은 약 39.14%, 액수로는 약 41억 원의 이자가 감면됐다. 전업계 카드사 중 신한카드가 수용률 71.92%로 가장 높았고, 삼성카드(13만 9878건)가 금리 인하 요구 신청건이 가장 많아 유일하게 10만 건을 넘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금리인하요구권의 취지를 적극 홍보한 결과 많은 분들이 관련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권 금리 인하 요구 신청 건수는 3만 8568건으로 이 중 1만 3410건이 수용돼 수용률이 34.8%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총 31억 7000만 원의 이자가 감면됐다.

보험업권의 금리 인하 요구 신청건수는 약 1만 3000건으로 이 중 약 5000건이 수용돼 수용률이 37.9%를 기록했다. 손보 업계가 45.9%로 생보 업계 36.7%보다 높았다. 이를 통해 약 6억 3000만 원의 이자가 감면됐다. 부동산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 등이 보험업권 금리인하요구권 적용 대상이다. 차주의 신용 상태와 상관없이 금리가 결정되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은 운영 실적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윤지영 기자·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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