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각수(사진) 전 주일본 대사가 “한일 관계가 ‘잃어버린 10년’의 중증 복합 골절 위기에 빠져 악순환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전 대사는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생산성본부(KPC) 주최로 열린 하반기 ‘KPC 최고경영자(CEO) 북클럽’ 강연에서 “한국과 일본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이날 ‘복합 대전환기 한일 관계의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일 관계 악화가 일본보다 한국에 더 피해가 크다고 강조했다. 신 전 대사는 “한일 양자 관계를 떠나면 개발 협력, 기후변화, 보건 의료, 에너지 협력 등 양국이 협력할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고 많다”면서 “한일 관계는 사춘기를 넘어 성숙 단계로 갈 것인지, 근위축증으로 갈 것인지 뉴노멀의 기로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일 간 상호 신뢰가 없다 보니 양국이 왜 중요한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 핵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의 협조가 없으면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전 대사는 한일 양국이 전환기 대비, 상호 이익의 극대화, 중국 공세에 맞설 지역의 전략 파트너, 북핵 폐기 및 한반도 통일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역사 화해는 필수”라며 “노비자 등을 통해 최소한의 교류부터 시작하는 등 단계적·점진적으로 선순환의 협력의 관계를 쌓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