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져 침수된 한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던 입주민 7명이 실종됐다.
6일 포항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1분께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수색을 위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시와 소방당국은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폭우로 완전히 침수됐다. 아파트 단지 1차와 2차에 사는 이들 주민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지하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 후 차량 이동을 위해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실은 이날 오전 6시 전후로 1·2차 주차 관련 안내 방송을 했다. '102동과 106동 앞 지상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은 출차 해야 한다. 지하는 현재 침수가 안 됐다. 안 빼도 된다'는 내용이었다고 주민들은 취재진에 전했다.
30분 정도 뒤에는 "지하 주차장에 물이 차니까 차를 옮겨라"는 3차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한다. 아파트 관리실 관계자는 "1·2차 방송과 3차 방송 사이가 한 20분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갑자기 내용이 바뀐 건 그만큼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고, 아무도 상황을 예측 못 했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주차장은 지하 1층으로 물이 가득 찬 상태로 배수 작업이 20% 정도 진행된 상태"라며 "배수를 한 후 구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배수에는 5∼8시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오전 9시 46분께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나간 66세 여성이 연락이 끊겼다는 가족들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과 함께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 여성은 실종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오전 7시 36분께는 포항시 인덕동에서 신원 미상 남성이 구조를 요청해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연락이 두절됐다. 소방대원들은 주변을 수색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앞서 이번 태풍으로 포항과 경주에서 각각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7시 57분께 남구 오천읍 도로에서 A(75)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인근에서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씨는 딸, 남편(80)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1시께 경주시 진현동의 한 주택에서는 80대 여성이 흙더미에 매몰돼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담장과 건물 사이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벽과 창문이 토압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토사가 집안으로 밀려들어 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