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한 소도시가 세계 최초로 공공장소에서의 육류 광고를 금지한다.
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하를렘은 버스와 대피소 등 공공장소 스크린에 육류 광고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령을 2024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하를렘은 수도 암스테르담 서쪽에 위치한 인구 16만 명의 소도시다.
이 조치는 육류 생산 과정에서 상당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일리노이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식량 생산 활동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이 중 가축 도살 및 가공, 사료 생산 등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57%다. 연구에 따르면 밀 1㎏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2.5㎏의 온실가스가 나오는 반면 쇠고기 1㎏를 생산할 때는 70㎏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금지령을 추진한 녹색좌파당의 지기 클라제스 의원은 "이는 사람들이 주방에서 무엇을 굽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원인이 되는 제품을 사도록 장려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육류 업계는 물론 보수파도 즉각 반발하고 있어 시행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익 성향의 BVNL당은 "기업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양돈 농가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흐로닝언대의 헤르만 브뢰링 법학교수는 이 조치가 표현의 자유 침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