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추석 지나면 ‘IPO 슈퍼위크’ 개막

WCP·KB스타리츠·오픈엣지·모델솔루션

스팩 포함 총 11개사 9월 하순 공모 진행

IPO 결과 따라 향후 투심 좌우될 듯

최근 시장 부진…"흥행 어렵다" 회의론도





추석 연휴 직후 기업공개(IPO) 시장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하반기 대어(大魚) 중 하나로 꼽히는 더블유씨피(WCP)를 비롯해 10여개사가 일제히 일반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러나 그간 침체돼 있던 IPO 투자 심리를 되돌릴 만한 뾰족한 변수가 없는 실정이라 이달 공모주 시장이 성황리에 마치기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총 11개사(기업인수목적회사 포함)가 추석 연휴 이후 일반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WCP·모델솔루션 등 8개 기업의 수요예측·일반청약이 집중돼 있는 9월 넷째 주(19~23일)가 올해 3~4분기 공모주 시장 투자 심리를 좌우할 ‘슈퍼 위크’로 꼽힌다.

우선 추석이 끝나자마자 KB스타리츠가 오는 13~1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KB스타리츠는 KB금융그룹에서 낸 첫 공모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로 주목을 받았다.



벨기에 ‘노스갤럭시타워’와 영국 ‘삼성전자 유럽 본사’ 등 물가에 연동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해외 오피스 자산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최근 물가·금리 급등세로 리츠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좋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이를 의식하듯, KB스타리츠 측도 안정적인 임대료 구조를 바탕으로 연 7.8% 수준의 배당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어 오픈엣지가 오는 14일 공모가를 확정 공고한 뒤 15~16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오픈엣지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 IP는 영국 암(ARM) 등 일부 기업만 진출해 진입 장벽과 수익성이 높은 산업 분야로 꼽힌다. 이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도 3126억~3751억 원으로 낮지 않은 편이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70억 원 수준이라 당장의 실적 대비 몸값이 너무 고평가돼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9월 IPO 시장의 ‘메인 이벤트’는 국내 2차전지 분리막 2위 업체 WCP의 공모로 꼽힌다. WCP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대표 주관 하에 14~15일 수요예측에 돌입하며 20~21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 7208억~3조 4009억 원에 달해 올해 남은 몇 안 되는 ‘조 단위 대어’로 꼽힌다. 최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2차전지 분야 유력 소재주라는 것도 공모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9%, 26.8%씩 증가한 1174억 원, 180억 원을 기록해 최근 실적도 견조하다.

이 외에도 알피바이오·선바이오 등 바이오 기업 두 곳도 각각 15~16일, 16~19일 수요예측에 돌입하며 공모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올해 헬스케어 기업들의 IPO 실적이 좋진 않은 만큼 이들 회사가 바이오 투심을 살릴 수 있을지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한국타이어그룹 계열 시제품 제작 업체 모델솔루션도 9월 주목할 만한 공모주로 거론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한 89억 원을 기록해 실적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모델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기업 가치는 1535억~1727억 원이다

이처럼 여러 회사들이 추석 직후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나, 9월 공모주들이 최근의 IPO 시장 부진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우선 대부분 기대 몸값이 2000억 원 미만인 중소형주라 아무리 공모에 흥행한다고 해도 IPO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데엔 한계가 있다.

원래 9월 중 공모를 완료할 계획이었던 기업들이 줄줄이 일정을 조정한 것도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방증으로 꼽힌다. 샤페론은 일반 청약 일정을 이달 26~27일에서 10월 6~7일로 변경했고,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분석 기업 핀텔도 기존 일정보다 3주 미룬 다음 달 11~12일 청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에스비비테크·플라즈맵도 9월에 예정돼 있던 일반 청약 일정을 모두 10월로 미뤘다.

대어로 꼽히는 WCP도 흥행을 단언하기 어렵다. 2차전지 분리막 1위 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 IET)의 주가가 지난 3개월 사이 11만 원대에서 7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 실적이 부진한 SK IET와 달리 견조한 재무성과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동종 업계 1위 업체(SK IET)의 기업 가치가 최근 급락하고 있다는 점은 WCP의 공모에는 분명 부정적인 요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모주들이 희망가 하단이나 그 밑에서 공모가를 확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해석했다.


심우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