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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작전' 유아인 "시원한 오락영화에 몸 담가보고 싶었다… 허세, 욕망 밉지 않게 표현하려"

후배 배우들과도 "목적 없이 서로 가까워지는 시간 많이 보내"

데뷔 20년차 맞은 소회 대해선 "부담을 책임으로 소화하는 중"

영화 ‘서울대작전'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 사진 제공=넷플릭스영화 ‘서울대작전'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 사진 제공=넷플릭스




배우 유아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의식이 강하지만 불안한 청춘'이다. 영화 '사도' '버닝' '베테랑', 드라마 '밀회' '육룡이 나르샤' 등 그가 다양한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은 모두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자신의 상황에 대해 고뇌하는 청춘의 모습이 있었다. 지난해 나온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물 '지옥'의 정진수 역할은 이를 극한까지 밀어붙인 하나의 정점이라 할 만하다.



유아인은 '지옥' 이후 약 1년 만의 차기작으로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서울대작전'에서도 청춘을 연기한다. 그가 연기한 박동욱은 올림픽 개막을 앞둔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권력자의 비자금수사 작전에 투입된 최고의 드라이버다. 클럽DJ 우삼(고경표), 친동생 윤희(박주현), 택시기사 복남(이규형), 정비사 준기(옹성우) 등 이른바 '빵꾸팸'의 리더기도 하다. 하지만 극중 동욱에게는 온 몸으로 고뇌하는 모습이 없다.

영화 ‘서울대작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영화 ‘서울대작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최근 화상으로 만난 유아인도 "이번에는 아주 통쾌하고 시원한 오락영화에 몸을 담가서 여러분과 신나게 즐겨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청춘의 중심에 서 있다기보다 그 마음이나 상태를 끌고 가고자 하는 것 같다”며 ‘청춘의 아이콘’ 수식어는 “다른 분께 선물해드려야 하지 않나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온 몸에 힘을 빼고 코믹하게 연기하는 건 유아인으로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나서는 도전적 문법을 벗어나, 하나의 영상으로 즐기기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정도면 다행이다" 싶었다고. 그는 동욱 캐릭터를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라고 소개하며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젊기에 가질 수 있는 허영심, 허세, 욕망, 꿈 같은 키워드가 밉지 않게 보이도록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를 맡고 있다 보니 코믹함과 정통함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하면서 다른 인물들과 균형을 맞출지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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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대작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영화 ‘서울대작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도 "그 어느 때보다 목적 없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 가까워지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그는 돌아봤다. 후배 배우들의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보며 '나와는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특히 이규형이 띠동갑인 옹성우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에 "매우 놀라고 감명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 격식 없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우리가 평등한 개인으로서 동료로 함께할 수 있다는 느낌을 아주 강력하게 전해줬기 때문이다.

1988년이라는 시대적 배경도 그에게는 흥미로웠다. ‘서울대작전’ 속 1988년은 철저히 ‘2020년대의 시선에서 바라본 모습’에 가까운 ‘뉴트로’다. 포니 픽업, 콩코드 같은 당시 서울에서 볼 수 있었던 올드카들과 주요 인물들의 스타일, 우삼의 선곡으로 등장하는 올드 스쿨 힙합이 채운다. 유아인은 1986년생이라 1988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그 시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의상과 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의상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에 앞서 제작보고회에서도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열정, 기성세대와의 갈등이 유쾌하고 통쾌하게 펼쳐지는 오락영화”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영화 ‘서울대작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영화 ‘서울대작전’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은 유아인은 그 부담을 책임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에는 무조건적인 도전과 실험을 중요한 가치로 뒀다면, 지금은 기대에 대한 책임을 갖고, 제 나름의 재미로 다시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과 함께 만들어 놓은 유아인이라는 존재를 좀 더 귀하게 보살피면서 좋은 순간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 ‘서울대작전'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 사진 제공=넷플릭스영화 ‘서울대작전'에 출연한 배우 유아인. 사진 제공=넷플릭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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