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 달 만에 21억 달러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사모펀드의 국내 직접투자가 회수된 가운데 기업들도 원자재 구입 등을 위해 예금을 인출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82억 7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21억 1000만 달러 줄면서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11월 1030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증감을 반복 중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외화예금이 줄어든 것은 달러화 예금이 749억 달러로 전월 대비 15억 7000만 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해외 사모펀드 등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이 회수됐고 일부 기업도 수입 결제 대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달러화 예금은 629억 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0억 2000만 달러 줄었다.
개인 역시 환율 상승 영향으로 달러화 예금이 119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억 5000만 달러 감소했다. 달러화 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로 2016년 8월(15.7%)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은 자금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개인이 환율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예금도 47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억 6000만 달러 줄었다. 일부 증권사의 해외 파생거래 관련 증거금 납입과 현물환 매도 등으로 감소한 것이다. 위안화 예금 역시 12억 6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4억 달러 줄었다.
반면 엔화는 57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억 6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예금은 2017년 11월(55억 7000만 달러)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영향보다는 배당금 지급 등 영향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