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대립으로 국민의힘 내홍이 심화하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21일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에서 “둘 중의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안 의원과 2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나 현재 국민의힘 내분 사태에 대해 “가처분이 한두 건이 아니잖나. 타협에서 넘어가 버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반면 안 의원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들이 “나름대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라면서 “이 전 대표를 만나 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설득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봤다.
홍 시장은 “당이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서로 조롱 정치만 해 오는 걸 보고 저렇게 되면(갈라지면) 나중에 감정이 격해져서 봉합이 안 되고 통합이 안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들은 법원이 정치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맡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이 “천신만고 끝에 정권을 잡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정권 잡고 나서 매일같이 한두 마디 툭툭 던지는 조롱 정치 속에서 모든 사안을 법원을 통해서 해결하려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 또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인데 이걸 법원에 갖고 간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빨리 결론을 내달라고 가처분 소송이 있는 것이다. 판사가 일부러 시간을 2주 끌었다는 것은 판사 마음에는 시간을 먼저 줄 테니까 정치적으로 해결해 달라라는 뜻 같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 측의 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법원이 정진석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오는 28일로 2주 연기한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홍 시장은 또한 국민의힘의 현재 상황을 초유의 사태라고 규정했다. 홍 시장은 “당 대표를 징계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 징계당한 당 대표가 밖에 나가 당을 모질게 공격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 징계당한 당 대표가 매일같이 가처분 신청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이라면서 “비정상적인 구조로 정부 여당이 움직이기에 지지율이 안 돌아온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조롱해도 그냥 웃어넘기고 그게 제대로 된 정치인데 요즘 양 진영에서 하는 거 보면 서로 조롱하는 데만 열중하니까 봉합이 돼도 마음의 앙금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갈등 상황이) 지금은 정도를 넘은 것 같다”며 “정기국회 기간인 만큼 빨리 여당으로서 정기국회 제대로 마무리 짓고 빨리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을 정상화하는 쪽으로 의원들과 이야기하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안 의원에 덕담을 건네며 대구·경북 신공항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도 부탁했다. 안 의원은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