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단독]英대사 4개월째 공석…尹정부 재외공관장 11곳 비어있다

인수위 없던 文정부보다 많아

인사검증 지체로 공석 길어져

교민들 안전·편익 침해 우려도

野 "조문논란은 공관장 부재 탓"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40일 가까이 되도록 영국을 비롯한 주요 재외공관장이 여전히 공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 대사가 부재한 까닭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 조문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주요국의 외교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조문 논란’ 자체가 현장을 조율할 공관장 부재 때문이라는 야권의 비판과 함께 현지 교민들의 안전과 편익까지 침해받을 소지 역시 높다는 지적이다.






외교부가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재외공관장 임명 현황에 따르면 167개국 가운데 11곳의 공관장이 부재했다. 이는 전체의 6.59%(21일 기준)다.



국가별로 보면 영국을 포함해 독일·캐나다 등 11개 국가가 여기에 해당한다. 영국·독일·캐나다 등은 윤 대통령이 이번 해외 순방 중 해외 정상들과 회담을 했거나 할 예정인 국가라는 점에서 현장 외교 컨트롤타워 없이 윤 대통령의 순방이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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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국가 가운데 상당수가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지만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도 재외공관장 공석 비중은 높다.

문재인 정부 출범 2개월 차인 2017년 7월 기준 163개국 가운데 공관장이 공석인 국가는 7곳으로 4.29%였다. 황희 의원실은 “현 정부에서 공관장을 임명할 시간은 인수위 기간까지 포함해 물리적 시간이 충분했다”며 “전임 정부가 인수위 기간조차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와 달리 현재 공관장이 비어 있는 국가와 밀접도가 높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 대사가 없는 국가는 영국·캐나다·독일·아랍에미리트 등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공석이었던 가나·마다가스카르·미얀마·베네수엘라·스웨덴·인도·파키스탄 등과 비교해 교역과 인적 교류 비중에서 외교 리스크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외교가에서는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후 인사 검증이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공관장 부재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런 현상은 외교부뿐 아니라 전 부처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관장 공석 현상이 전임 정부의 ‘외교부 순혈주의 청산’ 기조에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직업 외교관이 재외공관장이 되는 외교부 순혈주의를 없애겠다며 정치인·교수 등 비외교관 출신의 특임 공관장을 전체의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다 보니 재신임되는 ‘늘공’에 해당하는 외교관 출신과 달리 교체해야 할 공관장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결국 현재 공석인 재외공관장의 경우 다른 직으로 전출돼 비어 있을 뿐 앞으로 재신임과 신규 임명 등을 거치면 공석이 더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송종호 기자·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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