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 번째 연임이 다음 달 16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결정된다. 탄탄대로를 달리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밑바탕에는 중국의 유일한 집권당인 공산당이 있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7월 지식인 50여명의 조직으로 출발해 지난해 창당 100주년을 맞았으며, 중국 내 당원 수만 9500만명을 넘는다.
중국정치 연구의 권위자인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신간 ‘중국의 통치체제’ 시리즈에서 공산당 중심의 중국 통치체제가 붕괴하지 않고 발전했는지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책의 1권은 ‘공산당 영도 체제’를, 2권은 ‘공산당 통제 기제’를 각각 분석하는데 각각 500여쪽, 800여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그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공산당 중심으로 움직이는 중국 정치의 실제 모습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이 책의 집필이 개인적으로 오랜 ‘숙제’였다고 밝힌다.
책이 답하려는 문제의식은 크게 두 가지다. 공산당이 개혁개방 40년간 이른바 ‘중국식 자본주의’ 체제를 운영하면서도 어떻게 일당 지배의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했는지, 아울러 강대국으로 올라서 만큼 사회경제적 발전을 비약적으로 달성한 비결이 무엇인지다. 조 교수는 “공산당은 ‘공산당 영도 체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공산당 통제 기제’를 통해 국가와 사회를 안정적으로 통치할 수 있고, 사회경제적 발전도 달성할 수 있다”며 “이것이 유지되는 한 공산당 일당 체제는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공산당은 정권을 장악해서 국가를 통치하는 ‘집권당’이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 사회와 국민을 특정한 방향으로 인도하는 ‘영도당(領導黨)’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책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공산당이 일체를 영도한다는 ‘전면 영도’, 전 당원과 조직이 당 중앙에 복종해야 한다는 ‘민주집중제’, 공산당만 국가 기관의 모든 간부를 관리한다는 ‘당관간부(黨管幹部)’, 여러 당이 통일된 입장을 낸다는 ‘통일전선’ 등의 원칙을 유지한다고 전한다. 이를 유지하는 공산당의 조직체제, 당원 구성과 활동 등에 대해서도 전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입당 요건에 명시된 이른바 ‘선진분자’, 우리 식으로는 엘리트다. 당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선진분자로 인정받아 당원이 될 수 있다. 이는 공산당을 각계각층의 상위 6~7%만 모이는 ‘엘리트 정당’으로 만들었으며, 다른 국가의 정당과 결정적 차이점이다.
이 체제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인 ‘공산당 통제 기제’는 인사통제, 조직통제, 사상통제, 무력통제, 경제통제 등 크게 다섯 가지로 작동하며, 저자는 이를 ‘다섯 개의 기둥’으로 표현한다. 책은 특히 이 중 ‘연성 통제’의 범주에 들어가는 인사·조직·사상 통제의 분석에 상당부분을 할애한다. 그 중 핵심은 공산당의 ‘정치 사상공작’으로, 당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치학습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언론매체도 공산당이 직접 관리함으로써 통제할 뿐 아니라 보도지침이 나오기도 한다. 인터넷상에서는 해외 인터넷 접속 통제인 ‘황금방패’, 댓글부대 ‘오마오당’ 등을 동원한다. 조직 인사에서는 당간관부 원칙을 효과적으로 집행함으로써 공공 조직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민간 조직에 대한 통제도 철저히 시행함으로써 공산당 영도체제에 도전하는 세력이나 조직의 출현을 막는다.
저자는 이 같은 중국의 통치 체제가 당분간 큰 문제 없이 잘 작동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산당은 영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경제발전과 생활수준의 향상 등을 원활히 공급하고, 새로운 통치 이데올로기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시 주석의 3연임 등 엘리트 정치도 안정적이다. 저자는 “중국인 다수가 공산당의 선전을 수용하고 공산당 영도 체제의 타당성을 신뢰하는 상황에서는 억압적 통제 기제조차 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중국에서도 자유와 민주는 더 이상 국민이 갈망하는 그런 가치가 아니다. 체제가 지속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국내외 조건”이라고 지적한다. 1권 3만9800원, 2권 4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