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순방 기간 ‘세일즈 외교’를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글로벌 기업들을 만나 총 11억 5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 규모의 한국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2차전지·해상풍력·전기차·반도체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 대표들과 함께 ‘북미 지역 투자 신고식 및 투자가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듀폰·인테그리스·보그워너·솔리드에너지시스템스·이엠피벨스타·노스랜드파워 등 7개사다. 이들 기업은 300여 명 이상의 인력 고용을 통해 첨단 기술 연구개발(R&D)과 생산 확대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투자 신고액은 2002년 이후 대통령 순방 계기 투자 유치 신고 기준으로 역대 최고 규모이며 올해 상반기 투자 신고 실적의 약 10%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 투자하면 확실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책임지고 지원하겠다”며 한국 투자의 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는 경제 기조를 민간과 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기업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며 “자유무역협정(FTA) 포괄 범위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에 이르고 글로벌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거점으로 한국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 첨단 산업 종사에 걸맞은 고급 인재들이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역량도 가지고 있고 한국 정부가 첨단산업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한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반도체 같은 국가 전략산업 위주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 수석은 “투자 분야가 반도체 소재, 장비와 2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 그리고 친환경 미래 산업 분야”라며 “글로벌 빅4 반도체 장비 업체의 한국 진출이 완성돼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허브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5개 업체가 한국에 R&D 센터를 신설할 계획을 밝혔다는 점에서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외국인 투자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최 수석은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전날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2억 15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결성된 것 역시 세일즈 외교의 성과로 꼽았다.